‘보수단합’ 주장하며 ‘박근혜정권 배신자론’ 해명한 홍준표

입력 2018-11-13 08:09 수정 2018-11-13 09:05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라도 선거에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상세히 설명하며 ‘배신자’라는 비난이 당혹스럽다는 심경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1998년 4월 달성 보선 때 첫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한 홍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 후보인 엄삼탁 전 병무청장의 비리를 공격하는 연사로 차출돼 박근혜 의원 만들기에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2007년 3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 때 자신을 도와달라기에 의리상 이명박 후보를 도울 수밖에 없다고 거절한 일도 있다”고 한 홍 전 대표는 “18대 국회에 들어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할 때도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일이 없고 두 차례에 걸친 당 대표 선거 때도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전 대표는 “경남지사로 내려갈 때 당내 경선에서 친박들이 똘똘 뭉쳐 나를 떨어뜨리기 위해 온갖 공작을 다하고 성완종 사건 때는 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친박들을 구했지만 단 한 번도 박 전 대통령을 원망하거나 비난한 적 없다”며 “심지어 최순실 사태로 탄핵될 때도 공개적으로 탄핵을 반대했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과 같은 당에 있었을 뿐 친박도 아니고 같은 정치 노선을 걸은 일도 없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채권도 없고 채무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도 탄핵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을 팔아 정치 생명을 연명하는 사람들이 나를 패륜, 배신 운운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당혹스럽다”고 한 홍 전 대표는 “애초부터 서로가 신뢰를 가졌던 관계가 아닌데 무슨 배신이 있으며 계보원도 아닌데 무슨 패륜 운운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향단이론에 대해서도 분노한 민심을 표현했을 뿐인데 그걸 두고 나를 ‘방자’라고 폄하했다”며 “국민의 방자라면 영광”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탄핵을 당해도 싸다.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당이 어려우면 YS도 DJ도 MB도 탈당했다”고 한 홍 전 대표는 “우파 궤멸의 책임을 진 박 전 대통령은 알아서 탈당했어야 하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어차피 정치 재판인데 자연인 박근혜로 재판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었다”며 “일부 유튜브에서 아직 ‘박근혜팔이’로 장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들의 생존방식이니 가타부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선거에서 이겨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누명도 벗기고 살릴 수 있다”며 “진정 두 전직 대통령을 아낀다면 모두 단합해 나라를 망치는 좌파 정권과 싸울 때”라고 주장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