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내서 벌어진 ‘흉기 난동’… 어느 노숙자가 ‘영웅’ 된 사연

입력 2018-11-13 05:40
유튜브 '더선' 캡처

호주의 한 노숙자가 ‘영웅’이 됐다. 길거리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지자 경찰과 함께 범인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마이클 로저스(46). 현지에서는 로저스를 위한 모금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호주 뉴스닷컴 등 현지 언론은 지난 9일(현지시각) 오후 소말리아 출신 남성이 멜버른 시내 중심부에서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피웠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흉기로 한 카페 주인을 살해하고, 다른 2명도 찔러 중상을 입혔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남성은 위협적으로 행동하며 강하게 저항했다. 경찰이 남성의 위협 탓에 구석으로 몰렸을 때 로저스가 등장했다. 로저스는 대형 마트에서 사용하는 쇼핑 카트를 끌고 달려와 남성에게로 돌진했다.

이 틈을 노린 경찰의 총격에 맞은 남성은 병원에서 사망했다. 흥분한 남성에 의해 자칫 다른 시민까지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로저스의 기지 덕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많은 시민이 로저스의 활약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후 언론에까지 보도되며 크게 화제가 됐다. 클라우드 펀딩사이트 ‘고펀드미’에는 로저스를 위해 10만 호주 달러(한화 약 8200만원)가 넘는 돈이 모였다.

로저스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쇼핑 카트를 끌고 범인에게 돌진했지만 그를 쓰러뜨리지는 못했다”며 “나는 영웅이 아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