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의 플랜B는? 키는 ‘뉴페이스’ 이청용

입력 2018-11-12 18:00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 뉴시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크나큰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 4차례 A매치에서 첫 옵션으로 내세웠던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플랜B를 꺼내 들어야 한다.

벤투 감독의 전술적 역량을 제대로 확인해볼 기회다. 벤투 감독은 지난 4번의 A매치에서 몇몇 새로운 얼굴들을 실험하긴 했지만 파나마전을 제외하면 익숙한 선수와 전술로 나섰다. 아시안컵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자신의 색을 입히겠다는 계산이었다. 9월 첫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 칠레와 2연전을 시작으로 지난달 12일 우루과이전까지 골키퍼를 제외하고 필드 플레이어 선발진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대표팀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아 했던 손흥민과 기성용이 소속팀 문제로 합류하지 않고 빌드업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장현수는 병역문제로 영구 제명됐다. 기성용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우영도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재성 역시 마찬가지다. 공수를 아울러 전 포지션에서 새판을 짜야 한다.

우선 황희찬의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대표팀의 원정 2연전에는 무사히 합류했지만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속팀의 직전 경기였던 11일(한국시간) 2018~2019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부 에르츠게브르게 아우에와의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황희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선발은 물론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하네스 볼프 함부르크 감독은 당시 경기를 앞두고 황희찬의 허벅지 근육 부상이 심해졌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동행은 해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문환 역시 부상으로 끝내 호주 원정을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좌측 대퇴부 부상을 당한 김문환을 11월 A매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호주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대체 발탁자를 뽑을 시간은 없었다. 김문환은 11일 성남FC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경기 후 검진 결과 근육 부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환의 이탈로 오른쪽 측면 수비는 이용과 이유현이 책임지게 됐다.

이들의 부재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벤투 감독의 플랜B를 완성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백업을 구축해야 한다. 그동안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벤투 체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황인범과 김민재, 정승현과 새로이 합류한 권경원, 지난 2기 명단에 깜짝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이 불발됐던 박지수 등이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이청용과 구자철 역시 마찬가지다. 벤투호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테스트해야 한다. 특히 이청용의 합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벤투호에 천군만마와 같다. 오랜 경험이 가져다주는 노련함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벤투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중앙과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의 공격적 재능도 그간 벤투호에 없었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당면 과제인 아시안컵 우승에 곧바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좋은 옵션이다.

대표팀은 17일 홈팀 호주와, 사흘 뒤인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