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히오 라모스가 또다시 골을 터뜨렸다. 스페인 대표팀과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모든 대회에서 이번 시즌 8골을 기록했다. 여느 스트라이커 못지않은 득점 감각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12일 오전(한국시각) 스페인 비고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2018~2019시즌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에서 4대 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6승 2무 4패(승점 20점)를 기록하며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리그 3연패의 부진을 떨쳐낸 후 2연승을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라모스는 후반 37분 알바로 오드리오솔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당시 팀은 단 한 점 차로 앞서며(2-1)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라모스는 과감했다.
그의 8호 골은 이번에도 파넨카킥이었다. 프로통산 5번째 파넨카킥으로 이번 시즌에만 3개의 파넨카킥을 성공시켰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맞붙은 지로나와 바야돌리드, 이날 패배한 셀타 비고가 라모스의 파넨카킥 희생양들이다. 그는 앞서 유로 2012 준결승전과 유로 2016 지역 예선, 2016~2017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세비야전에서 과감하게 파넨카킥을 성공시킨 바 있다.
파넨카킥은 골대 한가운데로 가볍기 찍어 차는 칩슛을 의미한다. 페널티킥이나 승부차기를 막는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해 한쪽으로 점프하는 것을 노리는 것이다.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어야 하는 만큼 고도의 심리전이 요구된다.
중앙으로 느리게 날아오는 만큼 상대 골키퍼 입장에선 의도만 알아챈다면 막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그런 만큼 엄청난 위험부담이 뒤따른다. 체코의 전설적인 선수인 안토닌 파넨카가 1976년 유럽선수권대회 서독과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이 킥을 성공시킨 데서 유래됐다.
창시자인 파넨카 역시 라모스의 환상적이고 과감한 파넨카킥에 찬사를 보냈다. 파넨카는 9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라모스가 내 킥을 가장 잘 따라 한다. 이미 2번의 성공을 했다. 상대가 알고 있지만 그는 결국 성공한다”라고 말했다.
라모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셀타 비고를 상대로 이번 시즌에만 3번째 파넨카킥을 성공시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나간 이후 레알의 전담 페널티킥 키커를 차지하며 그의 득점 기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 라모스를 상대하는 골키퍼들이 파넨카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