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문제 유출 확인” 결과에 학부모 ‘안도’… 이제 남은 일은

입력 2018-11-12 15:53 수정 2018-11-12 15:56
박상은 기자(서울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이 12일 서울 숙명여고에서 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이 맞다는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사필귀정의 수사 결과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를 유출 받고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쌍둥이 성적 재산정, 교장·교감 등 관리자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경찰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2학기 중간고사 이전 수사종결을 바란 만큼 때늦은 발표에 아쉬움이 있지만, 사필귀정의 수사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한 결과 실제로 시험지 유출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임 교무부장 A씨(53)와 그의 쌍둥이 자녀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박상은 기자(서울수서경찰서 제공)

비대위는 “전 교장은 쌍둥이의 죄는 공부를 열심히 한 것밖에 없다는 망언을 하며 부녀를 옹호했다”며 “답안지 유출을 묵인 또는 방조한 것으로 의심하기 충분한 교장과 교감을 불기소 처리한 점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쌍둥이 성적을 0점 처리해야한다는 주장도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들은 “이제 학교는 시험 부정행위 학생들에 대한 자퇴서를 반려하고 학칙에 따라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시켜야 마땅하다”며 “등수와 우수교과상을 도난당한 2학년 학생들에 대한 성적 재산정에 조속히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학교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 숙명여고를 거쳐 간 전·현직 교사 자녀에 대한 전수 특별감사를 교육부에 요청한다”며 “검찰에도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서울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7월 동안 총 5번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했다. 경찰은 쌍둥이가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뿐 아니라 지난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1학년 2학기 중간·기말고사까지 5차례에 걸쳐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시험지 유출 의혹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여러 증거를 찾아냈다. 가장 유력한 증거는 정답표가 기재된 쌍둥이 동생의 암기장이다. 여기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시험 문제 정답이 적혀있었다. 경찰이 공개한 쌍둥이의 포스트잇에도 시험 문제 정답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또 쌍둥이 동생 휴대전화에서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발견됐다.

쌍둥이는 “시험이 다 끝난 후 채점하기 위해 작성해 저장해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은 함께 입건된 전 교장과 교감, 고사총괄 담당교사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과 학교지침을 따르지 않고 A씨를 고사 검토에서 배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실만으로는 학업성적 관리 업무 방해를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