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지난 9일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회사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대마초 흡연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크숍 참석자들이 양 회장의 강요 때문에 최소 2차례 이상 집단적으로 대마초를 피웠다는 것이다.
양 회장의 엽기 행각을 여러 차례 폭로한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2015년 10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위디스크’ 연수원에서 ‘집단 대마초 흡연’이 벌어졌다고 12일 보도했다. 양 회장은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양 회장이 소유한 회사 직원 A씨는 “당시 직원 7~8명이 양 회장과 홍천 연수원으로 워크숍을 갔다”며 “술자리에서 한 직원이 양 회장 지시를 받고 차에서 대마초를 가져왔다. 양 회장 강요로 현장에 있던 모든 직원이 돌려가며 피웠다”고 뉴스타파에 밝혔다.
이어 “양 회장 지시를 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대마초를 빨아들이는 척 연기했던 일부 직원은 ‘지금 장난하냐’는 호통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워크숍에 참석했던 직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양 회장에게 대마초를 제공한 직원은 모 박물관 관장의 아들로, 현재도 양 회장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폭행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저작권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등 9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살아있는 닭을 일본도로 내리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양 회장의 ‘갑질 파문’이 확산됐다.
양 회장은 결국 지난 1일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직원들 문자메시지·사진 사찰, 회삿돈 약 3억원 횡령 의혹 등이 불거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