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주인’ 자리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48)와 딸 이방카 트럼프(37)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도전 과제:영부인과 장녀 균형 맞추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NYT는 두 사람의 경쟁적 아프리카 방문을 주목했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첫 해외 단독 순방으로 아프리카를 찾았다. 멜라니아의 아프리카 방문 계획이 공식화됐을 당시 이방카 역시 자신의 아프리카 여행 계획을 알렸다는 것. 멜라니아는 지난달 가나, 말라위, 케냐, 이집트 등 아프리카 4개국에서 5일간의 순방을 마쳤다. 당시 멜라니아는 순방 목적으로 빈곤 해결과 자신이 추진하는 아동 복지 캠페인 ‘비 베스트(Be Best)’를 강조했다.
이에 반해 이방카는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아프리카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방카의 방문은 경제 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여성의 경쟁적 아프리카 방문은 백악관 관리들이 일정을 조율하는 데 있어 민감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정권 출범 초기부터 다른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 입성했을 당시 멜라니아는 아들 배런을 돌봐야 한다는 명목으로 한동안 뉴욕에 있는 자택에서 지냈다. 반면 이방카는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워싱턴으로 바로 이사했다.
지난 6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도 두 사람의 행보는 달랐다. 멜라니아는 독자 일정을 이유로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방카는 선거 전날인 5일 아버지와 함께 선거 유세에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영부인과 딸의 역할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중복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권력욕이 강한 이방카가 영부인 역할을 넘보면서 멜라니아와 부딪히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두 사람 사이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두 사람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둘 다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들이다. 그들은 항상 개인적으로 서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