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변함없는 친정팀 애정 “첼시보단 리버풀”

입력 2018-11-12 13:22 수정 2018-11-12 13:53
리버풀 시절 페르난도 토레스. AP뉴시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페르난도 토레스에겐 리버풀이 더 아픈 손가락이었나 보다. 그의 기억 속에 첼시보다는 리버풀이 더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토레스는 11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옛 친정팀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첼시보다 먼저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첼시에는 나와 함께 경기를 뛰었던 동료들이 아직 남아 있지만 리버풀에는 아무도 없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마주했던 알베르토 모레노가 전부다”며 회상에 잠겼다.

자신이 완수하지 못했던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리버풀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다. 그들이 최선의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리버풀이 먼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고 첼시가 그다음 해에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리버풀의 리그 우승은 프리미어리그 개편 전인 1989~1990시즌이 마지막이다. 28년째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토레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 2007년 안필드에 입성한 이후 141경기를 뛰며 리버풀 소속으로 81골을 득점했다. 선수로서 환상적인 시기를 보냈지만 팀은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결국 구단의 선수 영입정책에 불만을 품으며 2010~2011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첼시로 이적했다.

첼시로 이적한 후 친정팀 리버풀을 상대하는 페르난도 토레스. AP뉴시스

그의 이적료는 890여억원으로 당시 첼시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팀의 상징과도 같던 토레스의 라이벌팀 이적은 리버풀 팬들에겐 더없는 충격이었다. 이적시장 데드라인 직전에 성사된 계약인 데다 헬기까지 띄우며 라이벌팀으로 떠나간 토레스를 향해 팬들은 그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등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첼시로 떠나간 토레스는 염원하던 우승컵을 모두 들어 올렸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182경기에 출전해 48골을 넣는 데 그치며 선수 인생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경기력 저하와 부진한 결정력으로 결국 AC 밀란으로 임대를 떠났다 이후 2015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갔다. 현재는 일본 J리그 사간 도스에 몸담고 있다.

토레스는 “첼시와 리버풀, 두 팀 모두 모든 경기에서 이기기를 원한다. 서로 맞붙을 때는 경기를 보지 않을 생각이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리버풀에서의 시간은 내 생애 최고였다. 도시와 팬들, 구단 모두를 사랑한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첼시에 대해선 “선수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며 들어 올렸던 우승 트로피에 관해 이야기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