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중파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게임·e스포츠 방송을 편성하고 있다.
최근 SBS는 e스포츠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TV와 협업해 e스포츠 방송 관련 공동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는 ‘e스포츠 매거진 GG’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공중파에서 e스포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BS는 앞서 ‘게임쇼 유희낙락’을 통해 게임 산업에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스포츠 매거진 GG’에는 김동준, 이현우, 김지수, 권이슬 등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고정 출연해 업계 소식을 생생하게 전한다.
SBS 관계자는 “e스포츠는 글로벌 성장률이 높을 뿐 아니라 온라인과 TV를 아우르는 시청 생태계를 보여주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생)를 위한 콘텐츠 및 플랫폼 제공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게임 이용자의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PC방 전원을 내렸던 MBC도 게임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MBC는 이달 2일 게임 전문 프로그램 ‘비긴 어 게임’을 첫 방영했다. 지난 8월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가 기대 이상으로 주목을 받으며 경영진의 마음도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비긴 어 게임’은 액토즈소프트가 제작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희철, 신동(이상 슈퍼주니어), 김준현, 전 프로게이머 기욤 패트리, 공찬(B1A4), 조현(베리굿) 등이 스튜디오에 모여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한다. 여기에 매 회 ‘진짜 게임 고수’가 출연해 전문성을 더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철은 “MBC에서 게임 프로그램이 생긴다고 할 때는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MBC는 게임에 좋은 시선은 아니었던 것 같다. PC방에서 컴퓨터를 꺼버린 적도 있지 않나. ‘비긴어게임’을 통해 게임에 대한 시선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기대를 드러냈다.
KBS 또한 당장 파트너가 정해지진 않지만, 내부적으로 게임 방송 편성 관련 이야기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송사들이 e스포츠 대회 취재요청을 심심찮게 한다. 게임사나 e스포츠 선수에 대한 인터뷰 요청 건도 많아졌다. 게임·e스포츠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면서 “앞으로 게임 산업에 관한 관심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