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장수 외인타자 데이비스의 추억’ 대부분 2년 뒤 퇴출 악순환

입력 2018-11-12 11:11

외국인 선수는 1998년부터 KBO리그에서 뛰었다. 가장 오랜 기간 활약한 외국인 타자는 한화 이글스 제이 데이비스(49)였다. 1999년 처음 출전한 뒤 2003년을 제외하곤 7시즌 동안 한화에서 뛰었다. 성적도 매우 뛰어났다. 3130타수 979안타, 타율 0.313을 기록했다. 167홈런에 591타점, 538득점을 올렸다. 108도루를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틸슨 브리또(48)도 6시즌을 KBO리그에서 보냈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진 SK 와이번스, 2002년부터 2년간은 삼성에서, 또 2004년 SK, 2005년 한화에서 뛰었다.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클리프 브룸바(46)를 기억할 것이다. 2003~2004년 현대, 2007년 현대, 2008년 우리 히어로즈, 2009년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5시즌이다.

장수 용병 중 최고의 타자 중 한명은 타이론 우즈(49)다. 5시즌을 OB와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다. 통산 614게임을 뛰면서 2228타수 655안타, 타율 0.294를 기록했다. 17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이밖에 롯데 자이언츠에서 4시즌을 뛴 펠릭스 호세(53) 등도 장수 외국인 타자에 포함된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도 종착역으로 향해 가면서 10개 구단에 속해 있는 외국인 타자들의 진로도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1위팀 두산의 스캇 반슬라이크(32), 5위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34), 7위 롯데 자이언츠 앤디 번즈(28), 8위 LG 트윈스 아도니스 가르시아(33), 10위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31)는 퇴출 쪽으로 결론이 났거나 기운 상태다. 대부분 KBO 생활 2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제 재계약 가능성이 남아 있는 외국인 타자들은 2위 SK 제이미 로맥(33), 3위 한화 제라드 호잉(29), 4위 넥센 히어로즈 제리 샌즈(31), 6위 삼성 다린 러프(32), 9위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28) 등이다. 로맥과 러프, 로하스는 2년을, 호잉과 샌즈는 1년을 KBO리그에서 보냈다.

신규 외국인 선수들은 다년 계약이 불가능하지만 이들은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들의 다년계약이 이뤄질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구단들이 모험을 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년 계약을 맺은 뒤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손쓸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당장의 성적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년계약을 맺기 보다 상황에 따른 외국인 선수 교체를 선호한다. 데이비스 브룸바, 우즈와 같은 장수 외국인 타자가 나올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구단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앞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거나 폐지한다면 다년 계약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이제는 한국형 외국인 타자 육성도 필요할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