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겨울판 옥탑방편, 금천구 한 달 살이’ 왜 미루나

입력 2018-11-11 17:57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며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를 함께 부치고 있다. 뉴시스

뜨거운 여름을 삼양동 옥탑방에서 보낸 박원순 서울시장이 ‘겨울판 옥탑방 살이’인 ‘금천구 한 달 살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10일 “금천구 현장 시장실 시행 시기는 올겨울이 아닐 것”이라며 “여름 강북구 옥탑방 생활 당시 박 시장의 의도와는 달리 ‘정치쇼’라는 비판이 많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의도가 곧이곧대로 전달될 수 있는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강남·북 균형발전 방안을 현장에서 모색하겠다는 목적이 ‘정치쇼’ 프레임에 휩싸여 흐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삼양동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점 등도 고려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을 향하며 지역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박 시장이 내놓은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이 취지와 달리 강북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는 점도 ‘금천구 한 달 살이’를 미루는 결정에 한몫했다. ‘금천구 한 달 살이’ 후 나올 계획도 개발 관련 내용이 담길 수밖에 없어 서울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이 박 시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동 옥탑방 살이 당시 박 시장이 “쇼가 계속되면 쇼가 아니지 않으냐”며 강행 의사를 비친 애초 입장에서는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유세 때 강남·북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강북구와 금천구에서 한 달간 지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 22일 삼양동 옥탑방으로 이사해 8월 19일까지 지냈다. ‘정치쇼’로 바라보는 비판이 많았지만, 해당 지자체에선 “정책 진행이 빠르고 지원도 더 많이 이뤄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시장은 ‘금천구 한 달 살이’를 내년 겨울쯤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