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에게 막판 벤투호 승선 가능성이 생겼다. 황희찬이 부상 여파로 올해 벤투호의 마지막 A매치인 호주 원정 평가전 참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월 A매치 명단에서 이승우를 과감하게 제외했다. 탈락시킨 이유에 대해선 “해당 포지션에 경쟁이 치열하다. 동일 포지션에 능력이 좋은 멀티 플레이어들이 포진돼 있다. 경험 많은 선수들도 있고 이승우는 지난번 소집됐지만 많이 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요약건대 이승우가 자신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것을 말한 셈이다. 소속팀 헬나스 베로나에서의 활약이 미미한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2선 공격자원인 황희찬이 부상을 당했다. 11일(한국시간) 2018~2019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부 에르츠게브르게 아우에와의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결장했다. 선발은 물론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하네스 볼프 함부르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황희찬의 허벅지 근육 부상이 심해졌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0일 “황희찬의 정확한 부상 여부를 구단에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11월 A매치에 동행해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벤투 감독이 황희찬 대신 다른 선수를 소집할 수 있다. 부상이 확실하다면 출전 불가가 분명해진 선수를 데리고 호주까지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지난 10월 루카스 모우라가 A매치 명단에서 탈락했지만 뒤늦게 합류했다. 공격수 에베르톤이 부상으로 쓰러져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당시 브라질축구협회는 뒤늦게 에베르톤 대신 모우라와 동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벤투 감독이 황희찬을 대신할 다른 공격자원을 고민한다면 이승우 역시 모우라와 같은 그림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벤투 감독이 이승우를 완전히 전력 외로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합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우는 지난 9월과 10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벤투 체제에서 첫 데뷔전이었던 9월 7일 코스타리카전을 상대로 7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던 것이 전부다. 벤투 감독이 자신의 전술 색채를 빠르게 대표팀에 입혀가는 상황에서 이승우가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대표팀은 12일 인천공항 출국을 앞두고 있다. 본래 일정대로면 황희찬은 독일에서 호주 현지로 곧바로 이동해 벤투호에 합류한다. 함부르크 측으로부터 황희찬 부상 상황에 대한 정확한 답변이 오는 대로 협회가 그의 동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