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는 어깨가 무거워질 수록 더 강해진다

입력 2018-11-11 14:36
뉴시스

대표팀 공격수 황의조(26·감바오사카)가 일본 무대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황의조는 10일(한국시간)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쇼난 벨마레와의 2018 J리그 32라운드에서 후반 14분 날카로운 헤딩골을 터뜨렸다. 감바는 황의조의 득점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1대 0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감바는 이날 승리로 8연승을 질주하며 J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감바의 마지막 리그 8연승은 지난 1997년으로 21년 만의 일이다.

잔류의 일등공신은 단연 황의조다. 팀이 8연승을 하는 동안 6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벌써 시즌 20호골(리그 16호골)이다. 6경기 연속골은 감바의 구단 역사에서 단 5번 밖에 없었다.

감바의 1부리그 생존 과정은 쉽지 않았다. 황의조가 지난 9월 A매치 일정을 끝내고 팀에 복귀할 때만 해도 당시 팀의 순위는 8승 6무 13패(승점 30)로 18개 팀 중 17위였다.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는 J리그에서 강등권에 있었다.

결국 황의조가 소방수 역할을 도맡아야 했다. 주포지션인 센터포워드뿐만 아니라 양 측면 공격수와 2선에서의 공격까지 책임졌다. 동료 공격수의 연계와 감독의 지시에 따른 다양한 전술적 역할까지 소화했다.

미야모토 스네야스 감독은 쇼난과의 경기 이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황의조와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다. 그것이 득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지금 레벨에 만족하지 않을 선수”라며 “더 높은 수준의 공격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애제자에 대한 응원을 보냈다. 매우 믿음직한 존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그를 향한 신뢰가 듬뿍 담긴 말이었다.

지난 석 달간 황의조가 어깨에 짊어져야 했던 짐은 가볍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선발될 때도 그랬고, 강등권에서 헤매는 소속팀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황의조는 자신을 향한 주위의 시선이 따가워질 때, 자신의 책임이 분명해졌을 때 더 강해졌다.

이젠 일본 무대를 넘어 유럽이 황의조를 주시하고 있다. 황의조의 에이전트사 이반스포츠 측은 한 매체를 통해 “유럽에서 관심을 두고 황의조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느 정도 제의가 오갔음을 인정했다. 최근 빼어난 활약을 주시한 황의조에게 관심을 보이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이 있다는 후문이다. 황의조와 감바의 계약 기간은 내년 여름 끝이 난다.

숙제의 연속이다. 황의조가 다음 직면할 과제는 오는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명실상부한 2018년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공인받은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