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FA보상선수 신화?’ 백민기, ‘현역’ 출신 1할타자

입력 2018-11-10 11:10

지난해 12월이다. 두산 베어스 민병헌(31)이 4년 총액 80억원을 받고 롯데 자이언츠와 FA계약을 맺었다. 이때 두산이 보상 선수로 선택한 롯데 선수는 외야수 백민기(28)였다. 젊은 투수 선택이 주류였던과는 것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더구나 두산 외야수 자리에는 김재환과 박건우, 정수빈, 정진호, 국해성, 김인태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두산의 선택은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5라운드 4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백민기는 3년 동안 47경기 출전에 26타수 2안타가 전부였다. 그리고 2015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올 시즌 성적도 23게임에 27타수 6안타, 타율 0.222에 불과했다. 1홈런에 4타점만 기록했다. 다만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이점 때문이었다. 백민기는 수비 능력을 인정받아 김인태를 제치고 한국시리즈 30인 엔트리에 포함됐다.

백민기는 지난 9일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9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KS 데뷔전이었다. 부상으로 김재환(30)이 빠진데다 SK 선발 김광현(30)이 좌완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3회초 첫 타석에선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5회초 KS 첫 안타를 쳤다. 그리고 8회초 중전안타를 쳤다. 정수빈의 투런 홈런이 터졌다.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이었다. 백민기가 역전승의 밑거름을 깐 셈이다.

연봉 3000만원에 불과한 백민기는 1군 무대에서 통산 70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27타수 6안타, 타율 0.151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백민기가 늦깍이 FA 보상선수의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