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윤성우(사진) 한방내과 교수 연구팀은 시험관 내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 물질(알레르겐)을 제거한 옻나무 추출물을 췌장암세포에 주기적으로 투여하는 세포실험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옻나무는 전통적으로 암 환자에게 꾸준히 사용되어온 한약재로, 전통 한의서에 ‘건칠(乾漆)’이라는 약재로 소개되어있다. 어혈(瘀血)과 적취(積聚)를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대 과학적으로도 항염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옻나무 추출물은 여기에다 췌장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MUC4(mucin4)와 FAK(focal adhesion kinase)의 활성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몸에는 DNA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전사인자’라는 단백질이 있다. 전사인자를 통해 생명체를 이루거나 생명현상을 일으키는 요소인 단백질을 만들게 된다. 암세포도 이와 비슷한 진행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특정 전사인자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고, 종양이 성장하면서 암으로 변하는 과정을 밟는다.
연구결과 알레르겐 제거 옻나무 추출물은 이 과정에서 종양 전사인자의 활동을 감소시켜 췌장암 세포의 침범과 이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실험 중 옻나무 추출물이 STAT1과 STAT3 전사인자의 신호 전달 경로를 하향 조절하는 작용을 발휘했다. 이어 췌장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mucin4 단백질의 발현이 감소했다.
알레르기 항원 게거 옻나무 추출물이 이 같이 췌장암 증식인자 MUC4의 할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온콜로지 리포츠(Oncology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