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시스템(CGMS :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System) 사용 시 건강보험 적용대상을 제1형 당뇨 환자들만으로 제한하려는 정부측 움직임에 제2형 당뇨 환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당뇨병 인슐린펌프 치료 환우회’(회장 성경모)는 8일에 이어 9일에도 청와대, 국회, 보건복지부 앞에서 강력한 항의시위를 통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위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자신들도 CGMS 사용 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때까지 항의시위를 무기한 이어갈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CGMS는 작은 지우개만한 크기의 센서(Sensor)를 통해서 환자의 혈당을 매 5분마다 연속적으로 측정하여 총 7일간 환자의 연속적인 혈당 측정값을 전용 단말기(Receiver)나 스마트폰 등으로 환자 및 의료진이 쉽고 빠르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혁신적인 혈당측정기기이다.
하루 수차례의 인슐린 주입이 반드시 필요한 국내 1형 당뇨환자들이나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는 인슐린 의존형 2형 당뇨환자 등 모든 당뇨병 환자들은 이미 CGMS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인슐린이 부족해 평생 인슐린을 외부에서 주입해야 하는 1형 당뇨병에 비해 많은 2형 당뇨병 환자는 경구용 약물 치료와 함께 합병증이 있거나 중증인 경우 외부에서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주입해야 한다.
특히, 임신성 당뇨병 환자와 2형 환자 가운데 망막, 신장, 족부 등에 심각한 합병증이 있는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환자의 경우 CGMS가 절실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당뇨병 인슐린펌프 치료 환우회 성경모 회장은 “1형 당뇨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CGMS의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보험정책은 헌법상의 권리인 평등권을 위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CGMS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은 “CGMS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물론이고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필수적인 것”이라며 “정부에서 1형 환자에게만 보험적용을 고려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선천성, 후천성 구별 없이 인슐린펌프 사용자들이라면 누구나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만약 이런 형평성과 평등권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보건복지부가 1형 환자들에게만 CGMS를 보험 적용한다면 국회,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시위, 항의방문 등을 통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인슐린펌프 치료 환자들도 모두 저렴한 가격에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서 인슐린펌프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 환자 수는 5만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하루 7회 이상의 혈당 측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 7차례나 자신의 신체에서 피를 뽑아서 혈당측정을 한다는 것은 환자에게 매우 번거로운 일일 뿐만 아니라 크나큰 신체적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많은 환자들이 의료진이 권장하는 적절한 횟수의 혈당 측정을 기피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고 이는 제대로 된 당뇨병 치료를 가로막는 큰 장애물 중의 하나로 지적된다. CGMS는 인슐린펌프 사용 당뇨환자들의 이 같은 불편과 고통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연속적인 혈당측정 데이터는 인슐린펌프 치료와 같은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 시 정확한 인슐린 주입량 결정에도 큰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도 환자의 저혈당 발생 빈도를 크게 줄여서 수많은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당뇨 환자의 수호신으로 불린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