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번즈 대체 ‘한방’ 외인 내야수 우선?” 토종 자원, 자리 고정 필요

입력 2018-11-09 09:39

앤디 번즈(28)를 바라보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만감이 교차한다. 연신 헛방망이질을 해대는 모습을 보노라면 퇴출이 맞지만 사직구장에서만큼은 괴력을 발휘하던 번즈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번즈는 지난해 423타수 128안타, 타율 0.303을 기록했다. 15홈런은 물론 38개의 2루타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8개의 실책은 구멍 투성이였던 롯데 수비진에게 안정감을 줬다.

그러나 올해 번즈는 실책 22개를 범했다. 리그 2위였다. 여기에다 462타수 124안타로 타율은 0.268까지 떨어졌다. 삼진은 무려 133개나 됐다. 홈런은 23개로 향상됐지만, 중요한 찬스때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한다. 롯데 외야진은 탄탄하다. 손아섭-전준우-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은 공수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문제는 내야진이다. 올해 롯데의 실책은 117개로 리그 전체 1위였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실책을 남발했다. 물론 그 중심에 번즈가 있었다.

번즈 대체자원으로 한방이 있는 내야 외국인 타자를 뽑는 게 최우선이다. 신규 외국인 선수의 경우 적용되는 100만 달러 제한에 맞춰 ‘한방’과 ‘내야’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자원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현실이다.

내부 자원을 키우는 게 더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올 시즌 전천후로 뛴 선수도 있었다. 신본기(29)는 올 시즌 425타수 125안타로 타율 0.294를 기록했다. 홈런도 11개나 때려냈다. 그러나 실책이 많았다. 20개나 된다. 유격수 자리에서 11개, 3루수에서 8개, 2루수에서 1개를 기록했다.

붙박이 유격수였던 문규현(35)은 13개의 실책을 범했다. 더구나 어깨 수술로 내년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고졸 신인 한동희(19)는 87게임밖에 뛰지 않았는데도 실책 12개를 기록했다. 매 시즌 3루 대체 자원으로 나왔던 김동한(30)도 55게임에서 실책 3개, 황진수(29)도 실책 3개였다. 번즈가 영입되기 전 주전 2루수였던 정훈(31)은 대타로 주로 나오며 1루수와 외야수를 주로 맡았기에 실책은 2개였다.

후반기 맹활약한 전병우(26)가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줬다. 27게임에서 66타수 24안타, 타율 0.364를 기록했다. 홈런도 3개나 때려냈다. 실책은 1개였다. 이들에게 고정 수비 자리가 주어지는 게 좋을 듯하다. 올해 돌려막기를 하며 실책을 남발하던 모습이 재연되선 안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 자유계약선수(FA) 선수 영입이다. 롯데 출신 선수가 있다.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30)이다. 2007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입단해 2009년까지 뛰었다. 올 시즌 413타수 117안타, 타율 0.283을 기록했다. 홈런 10개였다. 올시즌 128게임에 뛰었다. 잔 부상 등 내구성에 문제점을 드러낸 적이 많다. 과감한 투자를 하기엔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은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출신 외국인 타자를 영입해 내야 한 자리를 메꾼 뒤 나머지 자리에 토종 선수들을 고정 배치하는 구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수비 안정을 찾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롯데는 가을야구가 힘들지 모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