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종 “성현아, 약속 꼭 지켜”

입력 2018-11-08 20:34 수정 2018-11-08 20:38

“저는 약속을 지켰다. 성현이도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

‘프황’ 정윤종(Rain)이 ‘알파고’ 김성현(Last)에게 꼭 조 1위를 하라고 강조했다.

정윤종은 8일 서울시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12층 제이드홀에서 열린 한두열(Where)과의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시즌2 16강 A조 승자전에서 3대 0으로 이겼다. 이번 시즌 첫 스윕이다.

경기 후 만난 정윤종은 “D조 2위와 8강에서 만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김성현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D조에서 성현이가 99% 1위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미국에서 성현이와 얘기를 했다. 8강에서 만나지 않기 위해 각 조 1위를 하자고 했다. 저는 약속을 지켰으니 성현이도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면서 웃었다.

정윤종은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전부터 피로가 있었다. 빨리 이기고 집에 가고 싶었다”면서 “두열이가 전체적으로 공격적으로 했다. 제가 수비적으로 잘 맞춰가다 보니 경기를 쉽게 풀어나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윤종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양대리그를 모두 재패한 첫 사례가 된다. 정윤종은 “그런 기록이나 명예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면 기록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눈앞의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블리즈컨 무대에서 ‘KSL vs ASL’ 경기를 치른 정윤종은 “오랜만에 해외에 나갔다. 비행기도 타고 하니 좋았다. 특히 예전에 같이 활동했던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을 만나서 반가웠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했다.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았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스타크래프트가 그런 편견을 깨는 것 같다. 좋아하는 팬들이 많아서 다행인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정윤종은 이번 대회 최고의 적을 ‘저그’로 꼽았다. “성현이가 잘 하지만 테란이라서 괜찮은 것 같다”면서 “민철이형이나 홍구가 힘들 것 같다. 맵이 저그에게 좋은 편이다. 저그를 잘 피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팬들도 8강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도 “이번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