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자체 개혁방안 먼저 제시해야” 존재의 이유 물을 수도

입력 2018-11-07 14:31 수정 2018-11-07 16:23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일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명승부를 연출했다. 9회초 박병호의 투런 홈런까지 보여준 경기력은 역대급이었다. 그리고 6일 키움증권과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5년 동안 5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니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나 팬들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상황은 히어로즈 구단의 바람대로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KBO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의 영구실격을 넘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맞을수도 있다.

지금만이 아니다. 올 한 해 내내 히어로즈 구단은 사건의 대명사였다.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안우진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문제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2월에는 이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사기 등 혐의가 적용됐다.

5월에는 마무리 투수 조상우와 주전 포수 박동원의 성폭행 의혹 사건이 불거졌다. 여기에다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그러면서 고척돔에 1000~2000명 관중만이 오는 경기가 속출했다.

그러나 히어로즈 구단은 지금까지 이 전 대표 사건을 비롯해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사건이 터질때마다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말뿐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먼저 강도 높은 자체 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전 대표의 영향력 차단 방안을 비롯해 뒷돈 트레이드 방지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담겨야 한다. KBO의 추가 조치가 실질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KBO의 조치에 앞서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팬들의 냉정한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메인스폰서가 바뀐다고 한들 팬들의 냉랭한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히어로즈 구단의 존재 이유를 묻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