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민주당 부대표들이 이렇게 도와줘 일방적으로 내가 나쁜 놈 되고 있어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오전 같은 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보낸 이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천지일보를 통해 공개됐다. 윤 대표는 “대응하겠다”는 답장을 보냈고, 이후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장 의원을 비판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비난했다.
신 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 의원이 막말하는데 조폭인지 시정잡배인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막말을 주고받은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 때 활약했던 장 의원이 왜 싸움닭으로 변했는지 모르겠다. 이를 보면 국민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장 의원은 같은 당 윤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고 윤 대표는 대응하겠다는 답장을 한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쯤 송희경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신 부대표 등을 비난했다. 송 대변인은 “신 부대표는 야당의원 발언의 전후 관계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청와대와 지도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작정 정치적 방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냐”며 “인신공격을 먼저 한 것은 민주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과 박 의원은 지난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현 경제 상황을 위기로 볼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대립하다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이 통계수치를 제시하며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했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경제 지표와 비교하며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고 여당 의원들이 장 의원의 지적을 재반박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장 의원이 “말을 교묘하게 한다”고 말했고 박 의원은 “독해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국회에 왔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죽을래?” “죽여라” “말조심해” “너 나와” “쳐봐” 등의 막말을 주고받으며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후 논란이 이어졌고 다음 날인 6일 장 의원은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민망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장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당이지 않나”고 반문하며 “야당이 통계청에서 나온 수치를 제시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위기’라고 얘기하는데 민주당 중진 의원이 ‘한국당이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며 “그 발언에 항의하자 ‘독해도 못 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앉아 있다’고 했다. 나는 정말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야당의 발언을 경청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