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가 공동 2위 그룹으로 뛰어올랐다. 서울 삼성은 17점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따라잡고도 패배해 아쉬움을 삼켰다.
KGC는 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KBL 정규시즌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 99대 98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GC는 단독 선두 울산 모비스에 이어 6승 4패로 KBL 10개 구단 중 5개 구단과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KGC의 낙승이 예상됐던 경기였다. KGC는 3쿼터까지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며 12득점을 기록한 기승호(17득점), 3점슛 5개를 성공시켰던 랜디 컬페퍼(26득점) 쌍포의 활약으로 70-54로 크게 앞선 채로 4쿼터를 맞았다.
그러나 4쿼터부터 삼성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김태술의 3점슛으로 기분 좋게 포문을 연 삼성은 KGC 진영에서부터 수비를 개시하며 KGC를 압박했다. 한때 컬페퍼와 기승호에게 연속으로 득점을 허용하며 17점까지 점수가 벌어졌지만 음발라의 득점 직후 이관희가 스틸에도 성공하며 경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날 17개의 야투를 던져 10개를 성공시키며 28득점을 기록,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친 문태영의 3점 골로 11점차(66-77)가 됐다.
당황한 KGC는 백코트바이얼레이션을 범해 다시 공격권을 내줬다. 음발라가 기승호를 상대로 외곽에서 돌파해 들어가 매킨토시를 앞두고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이 득점으로 4쿼터 5분40여초를 남기고 한자리수(68-77) 점수차가 됐다.
이후 공방을 거듭하던 두 팀은 3분여를 남기고 큰 변화를 맞았다. 팀 파울이 걸린 채 8점차(81-73)로 앞서던 안양이 공격을 실패한 뒤 루즈볼 파울을 저질러 자유투를 헌납했다. 문태영이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6점차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삼성은 이날 KBL 입성 후 최다 득점(33득점)을 올린 음발라가 골밑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기어코 동점(88-88)으로 4쿼터를 마쳤다.
연장전에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막판 97-99로 뒤지던 삼성은 음발라가 자유투 2개중 단 1개만 성공하며 1점차가 된 상황에서 삼성 진영에서 홀로 공을 받았던 박형철이 미끄러져 라인을 벗어나며 2.4초를 남기고 천금같은 마지막 공격권을 얻었다. 하지만 패스를 받은 김태술이 프리 3점슛 찬스를 놓치며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한편 KGC 박형철은 이날 막판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올 시즌 자신의 최다 득점(9득점)을 올렸다. 94-97로 뒤진 연장전 상황에서 동점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박형철은 경기가 끝난 뒤 “(동점 슛을) 던지기전 슛을 하나 놓쳤다. 노마크가 아니면 최대한 쏘지 않으려고 했었다”며 “하지만 너무 노마크가 돼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힘을 빼고 던지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다행히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형철은 막판 턴오버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형철은 “삼성이 작전 타임이 남아있던 상태였다. 골을 넣어도 상대가 3점차인 상태에서 우리 진영에서 공격을 할 것 같았다”며 “공을 잡는 순간 문태영이 보였다. 따돌려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땀같은 것에 미끄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넘어지는 순간이 길게 느껴졌다”며 “내가 라인을 밟긴 했지만 휘술을 부셨던 심판이 야속했다”고 웃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