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고가전략의 ‘애플’과 박리다매 전략의 ‘중국폰’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6일 내놓은 분기별 스마트폰 시장 분석 보고서 ‘마켓 펄스’를 보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하락했다. 다만 9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제품들의 재고 처리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직전 분기보다는 2% 증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무려 67% 급락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3%였던 것에서 올해 1%로 추락했다. 삼성의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프로세서, 베젤 없는 스크린, 듀얼 또는 트리플 카메라 등 고급 기술을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장착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임스 얀 연구원은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 이상으로 이미 성숙한 시장으로 분류돼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가 둔화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올해 경쟁 양상은 상위 다섯 개 업체들간의 제로섬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5개 업체인 화웨이, 비보, 오포, 샤오미와 애플이 중국 시장을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0% 미만이었던 것에서 올해는 86%로 늘어났다. 이들 업체 중 화웨이(아너 포함)와 비보만 각각 13%, 4%로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3위인 오포는 성장률이 제자리 걸음 했고 샤오미는 16% 감소했다.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고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애플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17%를 보였지만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9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슈퍼 프리미엄급 모델인 아이폰 Xs 맥스의 인기가 높았다. 그중에서도 골드 컬러 버전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애플 팬들을 사로잡았다. 카운터포인트는 아이폰 XR이 중국 아이폰 팬들의 업그레이드 욕구를 자극하면서 4분기 아이폰 판매량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