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메가밀리언과 함께 로또 열풍을 일으켰던 파워볼 당첨자 2명 중 한 명은 세 딸을 홀로 키운 싱글맘이었다. 그는 분실했던 복권을 찾아 ‘잭팟’을 터뜨렸다.
횡재의 주인공은 미국 아이오와주 거주자 레린 웨스트(51). 그는 5일(이하 현지시간) 아이오와주 클라이브에서 지난달 27일 추첨된 파워볼의 1등 당첨 증서를 수령했다. 지난 8월 11일부터 21회 연속으로 이월돼 누적됐던 당첨금 총액은 6억8800만 달러(약 7726억원). 웨스트는 이 돈을 양분할 당첨자 2명 중 하나다.
웨스트는 연금의 60~70% 수준으로 줄어드는 일시불로 수령 방식을 선택했다. 미국 연방정부·아이오와 주정부의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1억9810만 달러(약 2225억원)로 추정된다. 웨스트가 100세까지 앞으로 49년 동안 매일 1000만원씩 사용해도 남는 금액이다.
웨스트는 파워볼 추첨 전날 복권을 구입했다. 추첨 당일 당첨자 중 1명이 아이오와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구입한 복권을 찾았지만 집안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다.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트럭 안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복권은 트럭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웨스트는 언니와 전화통화로 1등 당첨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침착하게 “복권을 갖고 천천히 운전해 우리 집으로 와 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복권을 손에 넣었다. 동생에게 복권을 건넨 언니의 선량함도 웨스트의 횡재담을 빛냈다.
웨스트는 당첨금으로 가장 먼저 새 차를 구입할 계획이다. 그는 “누군가가 내 차를 두들겨 찌그러뜨렸다. 주행거리가 14만2000마일(약 23만km)에 달한다. 큰 차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조산아로 태어나 하루를 살고 세상을 떠난 손자의 이름 ‘캘럼’을 붙인 자선단체를 수립할 계획도 밝혔다.
총액 2조5000억원 이상 누적된 메가밀리언·파워볼 1등 당첨자 3명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웨스트뿐이다. 지난달 23일 누적액 16억 달러(약 1조7969억원)를 놓고 추첨한 메가밀리언 1등 당첨 복권 1장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팔린 것으로 확인됐지만, 당첨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