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소아천식

입력 2018-11-06 12:20

천식은 기관지가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해 연속적으로 기침을 하게 되는 병이다.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으로 인해 가역적인 기도 폐쇄를 동반하며 호흡곤란, 천명 등과 같은 비특이적 기관지과민증이 나타난다.

원인은 다양하다. 기관지 자체의 질환에 의한 내인성, 알레르기성, 직업성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아이들의 경우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균, 매연, 꽃가루, 동물의 털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 할 수 있다. 또 기후변화, 대기오염물질, 진한 냄새,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 약물,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 정서적 요소도 천식 유발에 큰 영향을 준다.

한의학에서 천식은 효천(哮喘), 풍한천(風寒喘), 담천(痰喘)의 범위에 속하며, 허증(虛證)과 실증(實證)으로 구분한다.

실증(實證)은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오면서 오한, 발열을 느끼고 바람을 쏘이면 증세가 더욱 악화되며 가끔 가래 끓는 소리가 나고 발작이 일어날 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풍한(風寒), 담탁(痰濁) 등의 병사(病邪) 위주로 접근해 치료한다.

허증(虛證)은 약간의 자극에도 발작을 일으키는 만성형으로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은데다 과로를 하거나 공해 속에 장기간 생활할 경우 호흡이 빨라지면서 멀건 가래와 기침이 계속되는 것으로 폐허(肺虛), 신휴(腎虧) 등의 정허(正虛) 위주로 보고 치료에 임한다.

천식은 아동기의 가장 흔한 만성 염증성 기도질환으로, 정확한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불가역적인 기도 변형이 초래되어 성인기로 이행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특히 천식 증상이 심할수록 활동 제한, 입원으로 인한 결석이 잦아지면서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제한을 줄 수 있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소아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고통 중 가장 큰 것은 밤에 하는 기침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62.5%가 야간 기침으로 잠을 깬 적이 있으며 이 중 3세 이하의 환자가 78.1%, 4~7세 환자가 56%, 8~12세 환자가 54.7%를 차지하여 나이가 어릴수록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부족은 성장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성장장애, 면역력 저하 등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소아천식 환자가 있는 가정은 여러 가지 조심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우선 천식환자가 호흡곤란을 겪을 때는 상체를 조금 높여 재우도록 한다. 발작이 일어나면 곧바로 몸을 바로 세워 자세를 유지해야 기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여 집먼지 진드기나 먼지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찬 음식을 삼가고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은 피한다. 가래를 뱉을 수 없게 되면 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래를 없에거나 기침을 줄이는 약을 함부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침이 잦은 아이를 둔 부모들은 대부분 ‘감기를 달고 산다’라고만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기침은 감기의 한 증상이지만 단기간에 끝나는 기침이 아닌, 2~4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다른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두 살 이하의 아이가 기침을 계속한다면 기관지나 기도 주위 혈관에 선천적인 기형이 있거나, 모세기관지염인 경우가 많고, 여섯 살 이하 어린이의 만성 기침은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세균에 의한 호흡기 감염, 축농증, 기관지 천식 등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침 소리, 기침의 정도, 기침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 언제 주로 하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소아천식은 만성질환으로 스테로이드와 같은 양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여러 부작용을 겪게 되므로 국내외적으로 한의학과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치료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천식에는 폐경(肺經)에 작용하는 마황, 맥문동, 행인 등이 들어간 소청룡탕(小靑龍湯), 정천탕(定喘湯), 맥문동탕(麥門冬湯) 등이 많이 처방 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인삼이 들어간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교이, 감초가 들어간 소건중탕(小建中湯) 등을 복용하면 비위나 소화기를 함께 보강 시켜주면서 피로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병행하면 좋다.

소건중탕은 감기예방과 백혈구 활성도를 높여 주어 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 각종 알레르기 물질을 방어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천식 환자에게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폐활량을 기를 수 있는 적당한 운동은 좋지만 너무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거나 몸을 과격하게 사용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기침이 있을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피하고 10분정도 가벼운 준비운동으로 체온을 따뜻하게 올린 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