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는 태연…학생들이 더 충격” 숙명여고 쌍둥이와 아빠 근황

입력 2018-11-06 07:58 수정 2018-11-06 08:56


재학생인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임 교무부장의 구속영장이 6일 중 결정된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모인 숙명여고 학부모 비대위는 전임 교무부장의 구속을 예상하면서도 대법원 판결 전까지 쌍둥이의 시험 성적이 무효가 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숙명여고에 다니는 2학년 쌍둥이 딸에게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임 교무부장 A씨(53)는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선다. A씨는 이날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의 부녀의 자택과 쌍둥이 휴대전화에서 일부 시험문제와 정답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쌍둥이는 ‘시험 이후 불러준 답을 받아적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쌍둥이의 아버지 A씨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달 전 불거진 시험지 유출 의혹으로 숙명여고는 어수선하다.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 이후 쌍둥이와 그 동급생들은 시험을 한 차례 더 봤다. 비대위는 쌍둥이가 이후 시험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숙명여고 학부모와 졸업생으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표를 맡은 이신우씨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타성이 생긴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의혹들이 밝혀지고 구속 영장이 청구되고 증거가 나올 때마다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면서 “특히 쌍둥이들이 너무나 태연하게 학교생활을 잘하고 또 체육대회 때 엄마와 인증샷도 찍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이) 더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시험지 유출 사건 이후 치러진 쌍둥이들의 중간고사에 대해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험을 치른 거로 알고 있다”며 “학교 측에서 인권이고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성적을) 공개할 수 없다고 감춘다. 하지만 같은 반 학생들이 묘안을 내 서로 자기 점수를 공개해서 맞혀 봤다. 그랬더니 (쌍둥이 중 한 명의 경우) 반에서 6등 자리가 하나 비고 11등 안에는 없는 거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6등이거나 11등 밖이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전교 1등과는 아주 거리가 먼 성적이다. 개인적으로 추측할 때는 반에서 20등 밖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신우씨는 숙명여고 측이 대법원 판결 전까지 쌍둥이의 점수를 임의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4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모르는 건데 이 쌍둥이들이 전교 1등이라는 성적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해 그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쌍둥이 아빠의 구속영장 발부를 확신한다고 한 이신우씨는 “시험지를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한 날 야근을 하고 사건이 알려지자 집에 있는 컴퓨터를 바꾸고 우연히 답안을 메모장에 적어놓고 서술형 영어 시험의 답만 핸드폰에 저장하고. 이 모든 것이 우연이고 또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우연이 지속되면 그거는 필연 아니냐”고 했다.

A씨의 쌍둥이 딸은 올해 1학기 정기고사에서 각각 문·이과 1등을 차지했다. 이후 아버지 A씨가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