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극기지에서 4년간 함께 일한 동료가 책 결말을 얘기해 칼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남극기지 첫 살인미수 사건이다.
지난달 9일 남극 킹 조지 섬의 벨링스하우젠기지에서 일하고 있는 올레그 벨로그조프(52)는 동료 세르게이 사비스키(55)가 읽고 있는 책의 마지막 부분을 폭로했다. 참지 못한 사비스키는 벨로그조프의 가슴팍에 부엌칼을 꽂았다.
현지 언론 네브스키 노보스티(Nevskie Novosti)에 따르면 이들은 고립된 남극기지에선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많은 책을 읽어왔다. 벨로그조프는 자신이 읽은 책이면 결말을 밝히면서 동료들을 괴롭히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더 썬(The Sun)에 따르면 사비스키는 “벨로그조프가 책의 결말을 말해주는 것에 신물이 났다”고 밝혔다.
벨로그조프는 다행히 빠르게 칠레 병원으로 옮겨졌다. 심장에 손상을 입었지만, 현재 안정된 상태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비스키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자수했고, 현재 살인 미수 혐의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 네브스키 노보스티에 따르면 사비스키는 “벨로그조프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벨링스하우젠 기지에서 4년 동안 함께 있었으며, 우주정거장에서도 1년간 함께 지내온 사이다.
경찰은 사건 원인을 연구 기지의 폐쇄성과 부족함 없이 공급되는 술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