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내야 한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는 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과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4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승리가 절실하다. 토트넘은 앞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인터 밀란에 연달아 패하며 1무 2패에 그쳐 3위에 머물러 있다. 16강 진출의 하한선인 2위는 인터 밀란(승점 6). 토트넘과 승점 간격은 5점이다. 격차가 상당하다. 실수는 곧 탈락을 의미할 수 있다. 조 최약체로 꼽히는 에인트호번을 잡고 남은 두 경기에서 반전을 꾀해야 한다. 같은 날 인터 밀란이 바르셀로나에 패배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손흥민은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울버햄튼과의 4일 프리미어리그에서 연달아 교체되며 체력을 안배했다. 당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무사 뎀벨레가 전반 7분 만에 발목 부상을 당하자 급히 투입됐다. 이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팀의 승기가 굳혀지자 손흥민을 일찍 불러들였다. 후반 14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손흥민 대신 투입했다. 교체 투입 후 다시 교체된 것이다.
두 번씩이나 교체카드에 포함됐던 손흥민의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지난 웨스트햄과의 경기서 풀타임을 뛰었다. 이른 시간 뎀벨레가 다쳐 손흥민이 들어와 일찍 투입돼 선발로 뛴 것과 같았다”며 “며칠 전 풀타임을 소화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더 생기 있을 것 같아 60분 후 다른 선수로 교체했다. 문제 될 게 없다. 상식적인 처사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다가올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감안해 손흥민의 체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릴 복안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에인트호번전에서 손흥민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는 그래서다.
손흥민은 지난달 25일 에인트호번 원정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측면 날개로 선발 출전해 자신의 장기인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적진을 무너뜨렸다. 가벼운 몸놀림과 위협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손흥민의 최근 발끝 감각은 나쁘지 않다. 지난 1일 웨스트햄과의 컵대회에서 2골을 몰아치며 바람을 탄 데 이어 울버햄튼을 상대로도 예기치 않은 교체 투입에도 제몫을 했다. 그간 오랜 골 침묵에 시달렸지만 다행히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무서운 기세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토트넘의 2선 공격진은 최근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모두 부상에서 복귀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손흥민이 존재감을 증명할 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