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월 호주 원정 경기에 나설 ‘벤투호 3기’ 명단을 공개했다. 벤투 감독은 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시선이 집중됐던 것은 그간 대표팀의 중핵으로 활약했던 장현수(FC도쿄)의 공백을 메울 선수였다. 김영권(광저우)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소속팀 토트넘과의 합의에 따라 이미 불참이 예고됐던 손흥민과 달리 장현수의 불참은 갑작스러웠다. 그의 불참은 이미 11월 A매치에 대한 구상이 끝난 상황에서 벤투 감독으로서도 당황스러웠을 터. 고민을 거듭한 벤투 감독은 장현수의 공백을 메울 주인공으로 권경원(톈진 취안젠)과 이유현(전남 드래곤즈)을 낙점했다.
특히 권경원은 그간 팀의 빌드업 전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장현수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소속팀 톈진에서 주로 센터백으로 출전하며 이와 같은 포지션을 도맡아 왔다.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점도 벤투 감독의 구미를 끌어당겼을 것으로 풀이된다.
공격상황에서의 스피드와 세밀함을 매우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의 전술 스타일상 몸싸움보단 위치선정과 지능적인 플레이를 주로 하는 권경원은 중요한 선택지가 됐다. 그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 명단에 포함됐지만 수비수 경쟁에 밀려 아쉽게 최종 탈락한 바 있다. 중국 무대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장현수의 존재 때문에 벤투 감독의 시선 밖에 있는 듯했으나 이번 11월 A매치를 통해 대표팀에 복귀하게 됐다.
처음 태극마크를 새기게 된 이유현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1997년생인 이유현은 U-20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정정용 감독의 총애를 받았던 선수로 측면에서의 공격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5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25경기에 나서며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전남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벤투 감독은 오는 12일 인천공항에서 소집과 함께 선수들을 이끌고 곧바로 호주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17일 호주와의 첫 경기를 치른 후 이어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일전을 가진다.
이미 벤투 감독의 전술 색채가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뒤늦게 합류한 이들은 자신을 증명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승선하고 싶다면 벤투호에서 자신만의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 권경원과 이유현, 장현수의 불참이 가져다준 기회를 잡기 위한 그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