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앙리의 감독 도전기가 쉽지만은 않다. 벨기에 대표팀의 코치로 첫 지도자 발걸음을 떼며 2018 러시아 월드컵 3위를 이끈 성적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에 감독직에 앉았으나 연일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모나코는 4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스타드 오퀴스트 드로네서 열린 랭스와 2018~2019 프랑스 리그앙 12라운드서 0대 1로 패했다. 벌써 14경기 연속 무승이다. 리그 12라운드 동안 모나코가 얻은 승점은 단 12. 팀은 최하위를 간신히 면한 19위에 위치했다. 이튿날 경기를 치르는 갱강이 혹여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리그 최하위인 20위까지 떨어지게 된다.
모나코는 지난달 11일 짧게나마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레오나르도 자르딤 감독을 경질하고 구단 출신 프랑스 최고 스타 공격수인 앙리를 감독직에 앉히며 반전을 꾀했지만 현재까진 효과가 미미하다. 앙리 감독 부임 후 치른 모든 대회에서 2무 2패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을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것이 불과 2년 전 일이다.
거듭된 패배에 팬심도 떠나가고 있다. 모나코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은 경기 후 관중석을 벗어나 격렬히 비난하는 등 분노에 찬 모습을 보였다. 일부 팬들이 스탠드에서 내려와 난동을 부렸고 결국 감독인 앙리와 그 스태프들이 다가가 팬들을 진정시켜야만 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앙리는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은 상태여서 내가 원하는 대로 뛰지 못했다”면서 “이 팀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설상가상으로 모나코의 다음 리그 상대는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PSG)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우승컵을 두고 싸우는 라이벌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한 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도전했던 모나코의 목표는 이젠 강등권 탈출이다.
전임 감독인 자르딤은 지난여름 토마스 르마와 파비뉴를 떠나 보낸 후 “내가 모나코에 합류한 이후로 가장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즌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예측을 한 바 있다. 그리고 자르딤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신임 감독 앙리로서는 하루 빨리 사기가 가라앉은 선수들을 다독여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 내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