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와 맨시티, 오일머니의 끝은 검은 거래… FFP의 문제점은?

입력 2018-11-04 13:06
지안니 인판티노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 뉴시스

파리 생제르맹(PSG)와 맨체스터 시티가 대형 스캔들에 휘말렸다. 이들은 모두 중동의 오일머니가 투자되며 세계적인 클럽들로 성장한 구단들.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을 위반했으나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덕에 중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슈피겔’은 3일(한국시간) 축구 폭로 전문사이트 풋볼리스크를 인용해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유럽축구연맹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FFP 규정을 위반한 파리 생제르맹과 맨시티가 중징계를 피하도록 도왔다고 보도했다.

FFP를 위반하는 경우 챔피언스리그 출전 제한 등의 중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두 구단은 2014년 5월에 벌금을 물고 챔피언스리그 등록 선수를 25명에서 21명으로 제한하는 징계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준. 슈피겔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두 구단과 인판티노 회장의 ‘검은 거래’가 있었던 덕분에 가능했다.

FFP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2010년 발의해 통과시킨 규정이다. 축구단이 벌어들인 순익 이하로 지출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축구계엔 잉글랜드 첼시를 경영하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맨체스터시티 구단주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왕가의 셰이크 만수르, PSG의 나세르 알 켈라이피 등 거대 자본을 가진 일명 ‘슈가 대디’들이 등장했고 그들은 이적 시장에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중소 구단들의 파산 위기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재정적 페어플레이다.

다만 재정적 페어플레이를 실현하는 방식을 놓고서는 문제 지적이 계속됐다. 빅클럽들이 규정을 회피하는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기 때문. 예컨대 맨시티의 경우 구단주인 만수르가 최대주주로 있는 타이틀 스폰서 에티하드 그룹으로부터 받는 후원금을 인상하면 재정적 페어플레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

PSG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PSG는 카타르의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이 대주주로 있는데 이곳의 의장을 지내고 있는 사람이 바로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이다. 카타르 투자청을 이용한 우회 루트를 사용하면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

이에 FIFA는 3일(한국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폭로는 FIFA의 지도력을 약화하려는 시도”라며 인판티노 회장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들의 이번 폭로가 FIFA 집행부를 음해하기 위한 음모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FIFA의 설명에도 FFP 규정에 큰 균열이 존재함은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