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동료 선수의 부상 탓에 급히 교체 투입된 후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첫 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프리미어리그 첫 도움이자 시즌 2호 도움이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3대 2로 승리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의 뒤를 잇는 2선 공격수를 손흥민 대신 루카스 모우라와 에릭 라멜라, 무사 시소코를 꺼내 들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문제가 생겼다. 무사 뎀벨레가 전반 7분 만에 발목 부상을 당한 것. 갑작스럽게 교체 카드를 쓸 수밖에 없게 된 포체티노 감독은 곧바로 손흥민을 투입했다. 이후 초반 매서웠던 울버햄튼의 공격도 잠잠해졌다. 라멜라와 손흥민의 호흡이 빛났다. 둘은 전반 27분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라멜라가 깔끔한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사흘 전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유럽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전에 이어 이번 시즌 2호 도움.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곧바로 3분 뒤 모우라가 추가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패널티 아크 정면에서 날카롭게 찔러준 오른쪽 패스를 키어런 트리피어가 크로스로 연결하며 이를 모우라가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2선 공격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팀의 승기가 굳혀지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일찍 불러들였다. 후반 14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손흥민 대신 투입시킨 것. 교체 투입 후 다시 교체된 것이다. 사흘 뒤 열릴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고려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운동장을 밟지 못했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결국 52분 출전 기록에 만족해야겠다.
두 번 씩이나 교체카드에 포함됐던 손흥민의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체력을 안배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손흥민을 행복하게 하는 선택은 아니었다”며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에 관해 이야기했다.
토트넘은 케인의 득점까지 터지며 이날 선발로 나선 공격수들이 모두 득점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3-0으로 일찌감치 앞서갔지만 그런데도 후반 23분과 34분 페널티킥 연속골을 실점하며 경기 종료 직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진땀승을 거뒀다.
그라운드를 밟았던 시간은 짧았지만 손흥민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유럽축구 통계업체 후스코어드 닷컴은 손흥민에게 6.7이라는 무난한 평점을 매겼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교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지난 웨스트햄과의 경기서 풀타임을 뛰었다. 이른 시간 뎀벨레가 다쳐 손흥민이 들어와 일찍 투입돼 선발로 뛴 것과 같았다”며 “며칠 전 풀타임을 소화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더 생기 있을 것 같아 60분 후 다른 선수로 교체했다. 문제 될 게 없다. 상식적인 처사였다”고 설명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