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이후 약 114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열린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용산 미군기지 내 주요 장소를 버스로 둘러 볼 수 있는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2일부터 연말까지 6차례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용산기지 버스투어는 기지 내 9㎞ 가량을 버스로 돌아보는 방식이다. 주요 거점에서는 하차를 하며, 공원 조성 방향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시민 의견을 전하는 시간도 갖는다.
버스투어는 미군의 부지 반환 이전이라도 국민들이 용산기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국토교통부, 서울시, 국방부, 미군의 협력으로 시행되게 됐다.
지난 2005년 용산 미군기지의 국가공원화가 결정되고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계기로 용산기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미군이 사용 중인 군사시설이라는 한계로 국민들이 용산기지를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1차 투어는 지난 2일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미군 관계자를 비롯해 전문가, 언론, 시민 등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용산공원은 최초의 국가공원으로서 자연과 역사, 사람이 어우러지는, 일상과 평화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더 많은 국민들이 용산기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투어 횟수를 늘려가고, 기지 일부를 개방하여 국민들이 직접 땅을 밟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남산과 한강으로 이어지는 온전한 형태의 생태공원을 조성해 미래 세대와 세계인들에게 자유, 평화,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교훈의 장소로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에는 국가공원 조성 관련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3차례 투어를 실시할 예정이며, 12월에는 일반국민 대상으로 2차례 투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인 참가신청은 용산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용산미군기지는 지난해 7월 미8군 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시작으로 올해 6월 평택기지에 주한미군 사령부를 개소하는 등 이전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시설의 이전이 완료되면 부지반환협상, 환경조사 등의 부지반환 절차에 따라 용산기지 반환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