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폭행 영상으로 세간에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의 사내 갑질 행위는 상상 초월이다. 양진호 전 회장의 폭력성은 회사밖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부인와의 불륜을 의심한 한 대학교수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의 인격을 말살하는 가혹행위까지 저질렀다. 피해를 당한 대학교수는 어렵사리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서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와 셜록은 2일 폭행 사건의 당사자인 대학교수 A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대학교수 A씨는 2013년 12월 2일 오후 3시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그는 대학동창인 양진호의 부인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남편과 관련한 고민 상담을 해준 일이 있었는데, 그 이후 양진호 회장이 자신과 아내의 사이를 의심하면서 폭언하는 등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그는 오해를 풀자는 생각에 경기도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 내 양진호 회장실을 찾았다가 무자비한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 대학교수가 기억하는 그날의 기억은 아래와 끔찍했다. 폭행과 가혹행위는 불륜관계가 아니라고 말한 뒤 일어났다고 한다.
양진호의 동생이 달려 들어와 A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꿇어앉은 A씨를 발로 차서 넘어뜨렸고, 발과 손으로 마구 때렸다. A씨는 폭행을 피하려고 사무실 공간을 굴러다녔다.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두 세대씩을 때리고 발로 넘어뜨리는 돌림 폭행이 수차례 지속됐다. A씨는 “이러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증언하던 A씨는 무차별 폭행 이후 이어진 양진호 전 회장의 가혹 행위를 이야기하면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양진호 전 회장은 A씨의 머리채를 붙잡고 얼굴에 가래침을 수차례 뱉었다. 소매로 침을 닦기를 여러 차례. 양진호 전 회장 동생의 “빨아먹어”라는 말을 A씨는 순순히 따랐다. A씨는 “안 빨았으면 죽을 거 같아서 침을 닦아서 빨아먹었다. 남은 침을 손으로 닦아서 제 입에 넣더라”며 오열했다.
A씨는 “양진호 구두를 핥으라고 하더라"라면서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집단 폭행과 가혹 행위를 주장하며 지난해 6월 양진호 전 회장을 고소했지만, 폭행 가해자와 목격자인 회사 직원들이 폭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양진호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4월 말 재기 수사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양진호 전 회장은 사내 가혹 행위 등이 보도된 뒤 비판이 일자 페이스북으로 모든 일을 책임지겠다면서 회사의 모든 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유 권한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양진호 전 회장은 국내 웹하드 업계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다.
양진호 전 회장은 자신의 심기를 건드린 전 직원을 사무실에 불러 다른 직원이 보는 앞에서 뺨을 수차례 내리쳤고, 이를 촬영하도록 지시했다. 워크숍에서 직원에게 양궁과 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일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