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발목을 삐끗하면 큰 증상이 없더라도 발목 바깥쪽에 뼛조각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발목 부위 뼛조각을 방치할 경우 어른이 돼서 발목의 만성적인 불안정성과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발목을 접질린 3~15세 소아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 가량이 발목 외측에 뼛조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연 교수팀(강원대병원 정형외과 이두재 교수, 바른정형외과 김동한 원장)은 이런 연구결과를 미국소아정형외과 공식학회지(Journal of Pediatric Orthopedics)’ 10월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2014년 발목 염좌(발목 삠)로 경기도 화성 바른정형외과를 방문한 소아청소년(3~15세) 188명을 진단 당시 상태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평균 24.5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인대 손상과 골절이 의심된 2, 3단계 환자의 65.9%에서 발목 외측의 뼛조각이 발생했다. 골절이 전혀 의심되지 않고 가벼운 부기와 통증 등 증상만 호소한 1단계군에서도 14.4%나 뼛조각이 발생했다. 골절이 의심되지 않는 정상 소견이었지만 2년 후 발목 외측에 뼛조각이 발생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39.4%의 환자에서 뼛조각이 발생했는데, 이는 정상 성인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는 빈도인 1%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즉, 소아청소년기에 겪은 발목 염좌가 발목 외측 뼛조각의 핵심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또 추적 관찰 기간 동안 2, 3단계군 환자의 90% 이상에서 의심된 뼛조각 크기가 커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초기 뼛조각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 정도의 손상이었는데, 2년 후 뼛조각이 눈에 띄게 커졌다. 뼛조각이 커지면 발목 주변의 통증, 부종, 만성 발목 불안정성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소아청소년기에 발목을 접질리면 성인과 같은 인대 손상보다는 성장판 손상에 주목해 왔다. 또 이 시기에 발목을 접질리더라도 며칠 내에 증상이 완화되거나, 방사선 검사에서 골절이 보이지 않으면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성장판 손상에 대한 가설을 뒤집고 소아청소년 발목 염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한 첫 연구다.
이동연 교수는 “성인에서 발목 내 뼛조각이 있으면 발목 외측의 통증, 부종, 발목의 만성 불안정성, 나아가 관절염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소아청소년기에 발목을 접질리고 부기가 발생하면 방사선 촬영으로 인대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성인의 경우보다 더 적극적으로 치료(석고 고정 등)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골(종아리뼈)하 부골은 성인의 약 1%에서 발견되는 뼛조각이다.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발목 인대가 다칠 때 뼈를 물고 떨어지면서 그 조각이 다시 유합되지 못해 발생한다는 설과 선천적으로 발생한다는 설이 있다.
비골하 부골이 발견된 경우 증상이 없으면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발목 외측 부위의 통증, 발목 만성 불안정성 등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