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무역분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합의안 초안 작성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G20 정상회의를 마친 후 만찬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이 봉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내각 관료들에게 “무역전쟁의 휴전을 알릴 수 있는 잠정적인 합의안을 작성하라”고 1일(현지시간) 지시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두 정상의 전화통화 이후 서로 합의가 가능한 부분에 대한 초안 작성이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좋은 대화가 있었다. 우리는 많은 주제에 대해 논의했고, 무역 문제에 중점을 뒀다”고 적었다.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G20 일정이 끝나는 다음달 1일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제안을 잠정적으로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정상은 29일 만나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 일정을 한 번 조정했다고 SCMP는 전했다. 회동에서 어떤 의제가 오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CMP는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회동을 갖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정상이 1년여만에 얼굴을 마주보고 회담을 갖는 것으로, 양국이 긴장 완화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의 공식 회담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후 약 1년 만이다.
라지브 비스와스 IHS마킷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두 정상이 G20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양자 간 무역협상의 광범위한 뼈대를 세운다면, 전 세계 무역 시스템이 내년 미·중 무역전쟁의 구렁텅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역시 1100억 달러 어치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긴 상황이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향후 행동에 따라 2670억 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