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동료들을 사망케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뮤지컬 연출가이자 배우 박해미씨의 남편 황민(45)씨가 재판에서 수감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2일 의정부지법 형사1단독 정우성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황씨는 변호인을 통해 ““수감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안면마비 증세가 와 말하기가 힘들다”며 양해를 구했다. 재판 내내 황씨는 얼굴 쪽이 불편한 듯 한쪽 눈을 수시로 깜빡이는 등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황씨는 지난 8월 27일 밤 11시15분쯤 만취 상태로 구리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 나들목 인근에서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t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조수석과 조수석 뒷좌석에 타고 있던 뮤지컬 단원 인턴 A씨(20·여)와 뮤지컬 배우 B씨(33) 등 2명이 사망하고, 황씨를 포함한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물로 제시된 주변 버스와 황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함께 공개됐다. 영상 속에서 황씨는 과속으로 앞 차량들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추월했다. 그러던 중 앞서 달리던 버스가 차선 변경을 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갓길로 이탈했고 결국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사고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으며, 차량 속도는 시속 167㎞에 달했다.
황씨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판사의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으며 제출된 증거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재판은 “피해자들과 합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다음 재판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황씨 측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10여분 만에 끝났다.
황씨가 법정에서 수감 스트레스를 호소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사람이 죽었는데 뻔뻔하다” “수감생활이니까 당연히 힘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