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父 구속영장…경찰 “증거인멸 우려”

입력 2018-11-02 16:58 수정 2018-11-02 17:01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9월 5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를 압수수색한 뒤 관련 자료를 들고 학교를 나가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자매 아버지이자 전 교무부장인 A씨(5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입시 정책과 관련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등 그 사안이 중대할 뿐 아니라, 시험문제와 정답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들을 다수 확보했다”며 “범죄 혐의가 상당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향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쌍둥이 딸에게 지난해와 올해 정기고사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A씨 부녀와 전임 교장·교감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A씨 부녀는 현재까지 총 세 차례 경찰 조사에서 문제유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자택과 학교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고 디지털포렌식 복원 등을 거쳐 문제유출 정황을 확인했다. 쌍둥이 휴대전화에선 영어시험 문제의 정답에 해당하는 영어 구절이 메모 형태로 저장된 채 발견됐다. A씨 자택에서는 일부 시험문제의 답을 손글씨로 적어놓은 종이도 발견됐다.

서울중앙지검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다음 주에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