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안 꿇으면 작업 들어간다”…양진호 폭행 피해자가 받은 카톡

입력 2018-11-02 15:14
뉴스타파 피해자 인터뷰 영상 캡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메신저를 통해 협박을 받은 정황이 공개됐다.

피해자 A씨는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퇴사 후 회사 고객게시판에 올린 글과 관련해 양 회장을 직접 찾아간 사연을 털어놨다.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에서 개발자로 재직했던 A씨는 퇴사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양 회장의 사과 요구에 직접 회사를 찾아갔다가 폭행을 당했다.

그는 사회자가 이유를 묻자 “원래 회사에 찾아갈 생각이 없었다 갈 필요도 없었고 법적 조치를 받을 일도 아니었다”며 “양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의 옆에 있던 과장부터 개발팀 대표, 사장까지 다 바꿔주더라. ‘죄송하다’는 말로 인사를 드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 메세지도 받았다. ‘대표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지 않으면 작업 들어가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A씨는 양 회장과의 통화 직후 자신의 취업을 소개해준 지인에게서도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지인은 가족과도 아는 사이였다. 지인의 가족도 이 일을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일이 커지기 전에 수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이 A씨를 폭행한 사건은 지난달 30일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뉴스타파와 셜록은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양 회장이 벌인 각종 가혹행위와 엽기행각을 잇따라 폭로했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양 회장은 직원에게 염색을 강요하거나 회식에서 술을 마신 후 화장실에 가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직원 워크숍에서는 살아있는 닭을 일본도로 내려치거나 거머리를 이용해 유사 의료 행위를 일삼았다.

폭로가 끊이지 않자 양 회장은 1일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보도로 분노하셨을 모든 분, 그간 저의 오만과 독선을 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또 “한국 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겠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2일 양 회장의 자택과 위디스크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도 오는 5일부터 사업장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누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