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결승, 절실한 두 지역의 ‘불꽃 대결’ 펼쳐진다

입력 2018-11-02 14:48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바야흐로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결승전은 3일 오후 5시 인천문학주경기장에서 5판 3선승제로 진행된다. 유럽의 맹주 프나틱과 중국의 복병 인빅터스 게이밍(IG)이 대미를 장식한다.

지금껏 롤드컵 무대를 지배해온 한국 팀이 4강부터 없어 어색하다. LoL 프로씬으로 보면 치열한 지역 경쟁은 유의미하다. 결승에 오른 두 팀은 왕좌에 앉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 한국에 막혔던 우승의 꿈, 중국 ‘무관왕 탈피’ vs 유럽 ‘진정한 우승’

결승전에서 만나는 두 팀 모두 반드시 이겨야 하는 확실한 동기가 있다. 중국은 이번에도 결승에서 패하면 ‘결승 3전 전패’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유럽 입장에서는 7년 만에 ‘진짜 왕좌’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중국과 유럽은 모두 한국에게 쓰디쓴 경험이 있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은 더욱 간절하다.

‘화려한 무관왕’ 중국은 매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주인공이 되진 못했다. 지금껏 결승전에 2회 진출했고, 준결승에 5개 팀이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한국의 벽에 막혔다. 준결승 이상의 무대에서 중국이 기록한 한국전은 0승 4패. 한 번의 내전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 팀에 무릎을 꿇었다.

프나틱 역시 ‘진정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챔피언십’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2011년 국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지만 당시 참가팀은 8개에 불과했다. 대회가 세계 전역으로 확대된 뒤 프나틱은 4강에 두 차례 올랐지만 모두 한국의 벽에 막혔다. 유럽 전체로 보면 오리진, H2K 게이밍 등이 4강에 진출한 경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 팀에 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시즌1을 제하고 유럽 팀은 준결승 이상 무대에서 한국을 5번 만나 모두 졌다.

■ 서로 존중한 미드, 치열한 ‘캐리 대결’

‘캡스’ 라스무스 빈테르(좌)와 ‘루키’ 송의진.

이번 롤드컵 참가 팀들은 메타 격동으로 혼란스런 시간을 보냈다. 대회 중 상체 위주로 메타가 바뀌었는데, 특히 미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적응에 실패한 로열 네버 기브 업(RNG, 중국), kt 롤스터(한국) 등이 일찍이 짐을 싼 가운데 미드에서 강점을 보인 두 팀이 결승에 올랐다. 자연히 양 팀 미드라이너 대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4강전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루키’는 제이스, 르블랑을 선택해 라인전 단계부터 확실한 우위로 경기 주도권을 빼앗았다. ‘캡스’ 역시 르블랑, 아지르, 아트록스 등 공격적인 챔피언으로 상대 미드라이너를 압도했다.

‘캡스’ 라스무스 빈테르와 ‘루키’ 송의진은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조금 다르다. ‘캡스’는 “루키는 라인전에 강한 챔피언을 가져가서 우위를 점하는 게 특징이다. 그런 챔피언은 후반에 힘을 못 쓰기 때문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라인전에서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면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초반 라인전을 회피한 뒤 확실한 승리 공식을 쓰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루키’는 ‘자신과의 싸움’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주목도가 높은 만큼 개인적으로 긴장이 된다”고 운을 뗀 그는 “캡스가 좋은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았다. 제가 보기에도 잘 한다. 그러나 딱히 준비할 건 없다. 기량을 잘 올려서 맞대결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가정하면 항상 졌다. 우승 하고 제대로 세레머니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