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온 양진호 ‘엽기행각’… 기준량 10배 넘는 비타민 강요, 왜?

입력 2018-11-02 14:36
유튜브 '뉴스타파' 캡처

직원 폭행·폭언 등으로 구설에 올라 사퇴 의사를 밝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행각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양 회장이 매년 자체적으로 ‘건강검진’을 시행해 직원들의 배변 활동을 살피고, 대학교수 폭행까지 교사했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위디스크를 운영하는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직원 A씨는 2일 “매해 시행되는 건강검진을 직원들이 가장 괴로워한다”고 한겨레에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양 회장은 기준량보다 10배가 넘는 비타민을 직원들에게 먹였다. 지용성 비타민 A, D, E, K는 과도하게 섭취했을 경우 구토 설사 경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양 회장은 이 중 설사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A씨는 설사가 마치 소변처럼 쏟아졌다고 했다. 양 회장이 ‘비타민을 아무리 먹어도 암 환자는 화장실에 안 간다. 건강검진은 이걸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또 “악행이나 웃긴 영상을 찍어 (양 회장과) 임원들이 공유했다”며 “굴욕적인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와 셜록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영상에는 전 직원 B씨가 양 회장에게 뺨과 뒤통수를 수차례 맞는 장면이 나온다. B씨가 위디스크 고객 게시판에 ‘양진호1’이라는 닉네임으로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었다. 양 회장은 “기념품으로 소장하겠다”며 다른 직원에게 촬영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이 2013년 직원 4명을 시켜 모 대학교수를 폭행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셜록 박상규 기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양 회장이 교수를 회사로 불렀고, 교수는 남자 직원 4명에게 2~3시간 동안 맞았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폭행이 끝난 뒤 교수에게 200만원을 쥐여줬다고 한다. 교수는 지난해 양 회장을 고소했지만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했다는 게 박 기자의 주장이다.

이 같은 ‘폭행 교사’ 의혹은 A씨의 폭로에서도 확인된다. A씨는 폭행이 회사 화장실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기억했다. 교수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임원과 직원 여러 명이 블라인드를 급히 내려 통유리로 된 화장실 내부가 안 보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일이 2013년 12월에 발생했다고 한겨레에 밝히며 “(교수가) 그때 맞았던 것 같지만 양 회장이 늘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터라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직원 폭행과 엽기 행각으로 물의를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관계자가 2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양 회장의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2일 경기도 성남 분당에 위치한 양 회장의 자택과 인근 위디스크 사무실, 군포에 있는 한국미래기술 사무실 등 약 10곳을 압수수색했다. 양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고, 회사 워크숍에서 살아있는 닭을 일본도로 내리치는 영상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양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등이다.

앞서 1일 양 회장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