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특권’ 물든 스포츠계에 ‘옐로카드’…병역특례 전면 개편해야

입력 2018-11-02 14:17 수정 2018-11-02 14:18

장현수(27·도쿄 FC)가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이라는 초유의 중징계를 받았다.

장현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서류조작, 거짓말, 그리고 신성한 병역의 의무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다.

장현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4주간의 군사 훈련과 34개월 내 544시간의 봉사활동으로 2년의 군 복무를 대신할 특혜를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196시간의 봉사활동 증빙 서류를 조작했다. 범법행위다. 일반인들은 꿈도 꾸지 못할 특혜를 받고도 최소한의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았다.

다음은 거짓말이다. 언론 보도와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지적이 계속되자 장현수 측은 ‘착오’라고 했다. 수사 의뢰 가능성이 제기되자 뒤늦게 시인했다. 국민들은 실수는 용서해도 거짓말은 용서하지 못한다.

다음은 일부 스포츠 스타들의 병역특례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줬다. 병역 특례를 그들에게 주어진 특권인양 인식해왔다. 그러기에 특권에 딸린 봉사활동도 대충 때우면 문제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

병역 특권에 대한 인식이 장현수만의 문제가 아님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사례가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국가대표의 자리가 병역 특례를 받기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파다한 게 사실이다. 병역의 의무는 일거에 처리해야 하는 숙제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제2, 제3의 장현수는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정부는 모든 병역특례요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선다.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땜질식 조사가 되서는 안 된다. 그리고 차제에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전면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폐지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