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이 2일 퇴사한 회사 직원을 1년만에 불러 폭행하고 수련회 등에서 엽기행각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기남부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양 회장의 자택과 인근 위디스크 사무실, 군포시 한국미래기술 사무실 등 10곳에 대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동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결과 동영상에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도검, 활, 화살을 입수했다.
이와 함께 외장형 하드, USB,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양 회장이 위디스크의 전직 직원을 폭행하고,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최근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양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이다.
양 회장은 2015년 4월 경기도 성남시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개발부 직원 A씨를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6년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생 닭을 흉기로 죽이도록 강요하는 영상이 공개돼 엽기행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국내 웹하드 업계 최강자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 회장은 불법음란물이 유통되는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는 혐의를 잡고 물증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통해 양씨의 혐의를 입증하고 추가범행이 있는지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폭행 피해자 A씨는 3일 오후 2시 경기남부청에 출석해 조사 시작전 언론취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 회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인 화면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최근 저의 대한 보도로 인해 상심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 그간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저는 기업을 운영해 오며 저의 독단과 오만한 행태가 다른 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저 회사 조직을 잘 추슬러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저의 독단적 행동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되었음을 절실히 느끼며,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습니다.
이같은 저의 조치가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분들에게 충분한 위안과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기 전에 우선 저의 행동을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임을 굳게 약속드리기 위한 조그마한 의지의 표명임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를 접하면서, 저에 대한 비난과 원망은 모두 옳은 말씀으로 저 스스로 반성의 계기로 삼고 있으나 회사 직원들이 마치 ‘불의를 보고도 침묵한 비겁자’로 지칭되고 있는 현실에 다시 한번 큰 좌절감과 비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잘못은 제게 있으며, 직원들이 불의에 침묵하게 된 연유도 모두 저의 독선적 행태로 인한 것이므로 그간 묵묵히 일에만 전념해 온 직원들에 대한 비난을 거두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용기를 내어 사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보도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관하여 제가 마땅히 책임을 지겠습니다. 모든 직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나 다시는 회사 직원들에게 상처 주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행동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사죄드리며, 저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썼다.
수원=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