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팬, 임창용 방출 왜 분노하는가?’ 상징적인 선수 대하는 자세

입력 2018-11-01 16:47 수정 2018-11-01 16:49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라면 롯데를 떠올릴때 곧바로 머리에 생각나는 상징적인 선수가 있다. 과거에는 최동원이었다. 그가 보여준 무쇠팔 위력은 세월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다. 2000년대 들어선 누가 뭐래도 이대호(36)다. 미국과 일본 프로리그를 거쳐 지난해 KBO리그에 복귀해서도 그의 상징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예전만 못하지만 한화 이글스하면 떠오르는 선수는 김태균(36)이다. 장종훈-송진우-류현진 등을 거쳐 어느덧 김태균이 한화의 상징 인물임에는 변함이 없다. 삼성 라이온즈하면 물론 아직은 이승엽(42)이다. 이젠 조금씩 중심에 구자욱(25)이 성장하고 있다.

이밖에 LG 트윈스하면 박용택(39), SK 와이번스는 김광현(30), 넥센 히어로즈는 박병호(32), NC 다이노스에선 나성범(29)이 떠오르게 된다. 물론 상징적인 인물이 누구냐는 것은 이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호불호에 따라 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상징적인 선수로 떠오르는 선수들이 만약 팀에서 방출된다면 어찌될까.

KIA 타이거즈는 해태 시절부터 왕조를 이뤄왔다. 그러기에 상징적인 인물이 너무 많다. 김봉연을 필두로 김성한, 선동열,이종범 등등 세대를 아우르는 스타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최근 KIA를 보면 그만한 선수가 없다. 일부 선수들이 돋보이긴 하지만 상징 인물이 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임창용(42)을 놓고 보자. 1995년 해태에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뒤 98년까지 해태에 몸담았다. 삼성 라이온즈와 일본 및 미국 프로리그를 거쳐 2016년부터 올해까지 KIA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타이거즈 생활은 모두 7년이다. 상징적인 선수라고 하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통산 760게임에 출전해 130승 86패 258세이브, 19홀드를 기록했다. 해외 원정도박이라는 붉은 딱지가 붙어 있지만, 그의 기록이 갖는 위대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올 시즌 KIA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7게임에 출전했다. 뱀직구의 위력도 여전하다. 그러나 KIA는 방출을 선택했다. 젊은 선수 중심의 리빌딩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방법 밖에 없었는지를 되짚어볼 순간이다. 만약 롯데가 이대호를 방출한다면 팬들의 선택은 어떡할 것인가를 KIA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베테랑 선수가 아닌 한 인간을 대하는 KIA의 자세가 문제다. 팬들이 분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