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지난달 31일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2승 2패 균형을 맞췄다. 두 팀 모두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 승부만을 남겨뒀다. 그러기에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지는 5차전에서 양 팀은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5차전 선발은 양 팀의 에이스가 나선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SK 김광현(30) 대 넥센 제이크 브리검(30)이다.
김광현은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26타자를 상대했다. 106구를 던져 홈런 2개를 포함해 25타수 8안타를 맞았다. 5실점 했다. 평균자책점은 7.5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320이었다. 반면 브리검은 4이닝 동안 21타자를 상대했다. 75구를 던져 홈런 2개를 포함해 역시 5실점 했다. 평균자책점은 11.25였고, 피안타율은 0.375였다. 두 투수 모두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펼친 셈이다.
두 투수 모두 1차전에서 홈런 2개를 나란히 허용한 바 있다. 또 정규시즌에서도 두 투수 모두 문학경기장에서 홈런을 허용한 전력이 있다. 문학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김광현은 문학야구장에서 11게임에 등판해 62이닝 동안 홈런 9개를 허용한 바 있다. 브리검은 1게임 7이닝 동안 1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그래도 양 팀 감독은 이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정규시즌 넥센을 상대로 3게임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홈런 2개를 허용했다. 반면 브리검은 SK를 상대로 2게임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한 바 있다. 2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문학야구장은 좌우 펜스가 95m, 중앙 펜스 120m로 다른 구장에 비해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야구장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람이 외야 쪽으로 자주 분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 제대로 맞지 않더라도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기에 양 팀 에이스들은 홈런으로 인한 초반 대량 실점을 막는 게 1차 임무다. 여차하면 불펜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최소한의 이닝이라도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