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서위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강용석(49) 변호사가 이번에는 입시 교육업체 관계자를 협박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강 변호사는 현재 배우 김부선씨, 김세의 전 MBC 기자, 윤서인 웹툰 작가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입시교육 업체 ‘이투스교육’은 지난달 31일 강 변호사 등 2명을 공갈미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투스 측은 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가 지난해 2월 이 회사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인터넷 댓글 관련 자료들을 이용해 자신들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가 “100억원을 내놓으면 인터넷 댓글 관련 자료들을 모두 넘기고 사건을 덮겠다”며 “(돈을 주지 않으면) 언론플레이를 할 것이고 제일 유명한 설민석 강사를 우선적으로 형사고소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사정모)’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당시 사정모 측은 유명 강사인 설민석씨와 최진기씨가 약 3년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댓글과 경쟁 강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달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설씨는 현재 이투스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고, 최씨는 같은 회사에 소속돼 사회탐구영역 스타 강사로 활약한 바 있다.
이투스 측은 또, 강사 ‘삽자루’ 우모씨가 경쟁회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낸 소송에도 강 변호사의 개입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투스 측은 고소장에 “강 변호사가 ‘이투스 직원이 유출한 자료를 가지고 협상한 뒤 높은 금액을 제시한 곳에 자료를 넘기겠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우씨의 100억원대 지급 책임이 인정된 뒤 9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강 변호사가 사정모를 만들고, 시위를 한 것 역시 자신들이 100억원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투스 측은 고소장에서 “회사가 100억원을 지급하지 않자 강 변호사 등이 예고했던 행위들을 하고 있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박대산 판사)은 지난달 24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강 변호사는 자신과 불륜 스캔들에 휩싸인 유명 블로거 김미나(활동명 도도맘)씨 남편이 2015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취하시키기 위해 김씨와 공모한 뒤 김씨 남편 명의로 된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하는 등의 혐의를 받았다.
강 변호사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고소한 김씨의 법률대리인이다.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김 전 기자와 윤 작가의 변호도 맡았다. 현행 변호사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변호사는 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 5년까지 자격이 정지된다. 강 변호사의 경우 1심 선고 후 항소하면서 최종선고가 내려질 때까지는 세 사람의 변호를 맡게 됐다. 다만 구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의뢰인 접견이나 변론 활동 등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