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이쁜 딸이 두 번의 끔찍한 죽임을 당했습니다’…춘천 여자친구 살인사건 유족 청원

입력 2018-11-01 09:55

강원도 춘천시에서 여자친구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20대 남성에 대해 유족이 엄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지난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너무나 사랑하는 23살 예쁜 딸이 잔인한 두 번의 살인행위로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딸은 학교생활에 충실한 장학생이었다. 대학 입학 후 4년간 용돈 한 번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 등록금과 부모 용돈까지도 살뜰히 챙기는 예쁜 딸이었다”며 “대기업에 입사한 딸은 결혼 후에도 계속 회사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가해자는 자신의 거주지와 일터인 춘천의 식당 2층 옥탑을 개조한 집에서만 신혼살림을 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딸은 직장과 거리가 멀어 걱정하던 중 서울과 춘천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퇴계원 쪽에 부모 도움 없이 신혼 자금 대출을 받아 신혼집을 장만하기로 서로 결정했다”며 “사건 당일 가해자는 딸에게 춘천으로 와 달라고 했지만 딸은 회사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공부로 못 간다는 의사표시를 여러 차례 했고 가해자의 계속된 권유에 마지못해 퇴근 후 찾아갔다가 처참히 살해당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견례 사흘 전이라 혼수, 예단 문제는 거론된 적도 없는 데 가해자의 말에 의존한 기사로 인해 제 가족과 죽은 딸은 또 한 번의 억울함과 슬픔을 겪고 있다”며 “사랑한다던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것도 모자라 엽기적으로 시신을 훼손한 가해자의 범행은 누가 보아도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잔인무도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잔인하고 중대한 범죄에 대해 가해자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고 가해자를 이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에는 1일 오전 10시 현재 3만7490명이 동참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4일 오후 11시28분쯤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한 자택에서 발생했다. 심모(27)씨는 이곳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인 A씨(23)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심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며 심 씨는 경찰에서 “혼수 문제로 다투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