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무대를 옮긴 이청용(30·보훔)이 드디어 맞는 옷을 찾았다.
이청용은 3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얀 레겐스부르크와의 홈경기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도움 3개를 기록했다. 독일 진출 이후 첫 공격 포인트이자 2016년 9월 선덜랜드전 이후 약 2년 만에 도움. 그가 한 경기에서 어시스트 3개를 기록한 건 유럽 무대 데뷔 이후 처음이다. 비록 팀이 3대 3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그의 활약이 빛을 바랬지만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 던진 메시지로는 충분했다.
지금쯤 벤투 감독은 11월 A매치에 참석할 선수들의 명단 발표를 5일 앞두고 손흥민을 대신해 2선자원에 위치할 선수 결정을 끝냈을 터. 이청용의 현재 활약만 놓고 봤을 때 충분히 기존 자원이었던 이승우, 황희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은 충분하다. 이청용이 벤투호 3기 명단에 승선한다면 5개월여 만에 대표팀 복귀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28명의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탈락의 고배를 삼켰다. 지난 5월 온두라스전이 이청용의 올해 치른 유일한 A매치다.
비록 잦은 부상과 전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자리를 잃으며 대표팀에서 멀어졌지만 오랜 경험이 가져다주는 노련함은 그의 최고 장점이다. 손흥민 대신 정신적 지주의 역할도 가능하다. 점진적으로 세대 교체를 하고 있는 벤투호에 경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선수다. 술과 담배를 일절 금하며 훈련에만 매진하는 그의 성실성은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게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 줄 수 있다. 당면 과제인 아시안컵 우승에는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좋은 옵션이다.
최근 실전 감각 역시 날이 서있다. 이적 후 첫 경기인 지난달 17일 교체 투입돼 14분 동안 그라운드를 밟았던 것을 시작으로 26일 교체 출전해 45분을 뛰었다. 이후 29일 하이덴하임전부터 이날까지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제 선택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이청용이 날선 감각으로 벤투 감독의 시야에 들어왔음에는 확실해 보인다.
대표팀은 다음 달 호주 브리즈번에서 원정 평가전 2경기를 치른다. 17일 홈팀 호주와, 사흘 뒤인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