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식문화는 문자만큼 오래됐다… 5300년 전 남미서 흔적 발견

입력 2018-11-01 06:00
게티이미지뱅크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식문화가 5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기간만 놓고 보면, 기원전 3300년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돼 인류 최초의 문자로 알려진 수메르의 설형문자와 역사의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이클 블레이크 교수 연구진은 29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에 “에콰도르의 마요 친치페 문화 유적지에서 카카오 씨앗이 사용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기고했다. 에콰도르는 남미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했다. 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콜롬비아와 인접해 있다.

연구진은 5310년~544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출토품에서 카카오 성분의 가루를 발견했다. 마요 친치페 문화는 유적지는 2002년에 발견됐다. 3300년~5500년 전에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초콜릿 식문화는 3900년 전 중미 고대 마야 문명에서 나타난 카카오 음료. 마요 친치페 문화의 카카오 가루의 발견은 인류의 초콜릿 소비 역사를 약 1500년 앞당겼고, 원산지를 기존 중미에서 남미로 옮겨 판단하는 학술적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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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남미에서 중미로 어떻게 퍼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1400년대 후반 스페인 탐험가들은 중미를 방문했을 때 음료를 만들기 위해 카카오를 사용하던 현지인들의 식문화를 발견했다.

카카오는 1580년대 스페인으로 수입됐다. 이후 우유가 첨가된 카카오 음료가 다른 유럽 국가로 퍼졌다. 1800년대 이후 네덜란드의 제조업이 발달하면서 지금의 고체 형태 초콜릿이 제작됐다. 카카오는 남미에서 5300년부터 사용됐지만,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시기가 불과 200년을 조금 넘긴 셈이다.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명인 프랑스 국제농업개발연구센터(CIRAD)의 유전학자 크레르 라노는 AFP와 인터뷰에서 “이것(마요 친치페 문화의 카카오 가루 발견)은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카카오의 흔적“이라며 ”남미에서 카카오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일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