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 미래 쟁점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라”

입력 2018-10-31 15:45
조샘 인터서브 선교회 대표가 31일 감리교신학대에서 열린 '선교한국 2018 보고회'에서 한국 선교계의 미래 쟁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선교가 당면한 미래 쟁점은 무엇일까. 30주년을 맞은 선교한국(상임위원장 이대행)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선교한국 2018 보고회’를 열고 한국 선교의 향후 과제들을 점검했다. 1988년 창립된 선교한국은 현재 42개 선교단체가 참여한 선교협의체다. 2년마다 ‘선교한국 대회’를 열며 우리나라 선교운동을 견인하고 있다.

선교한국은 2016년 선교대회 직후 선교계의 장기적인 쟁점을 찾기 위해 연구팀을 구성하고 설문조사와 세미나 등을 진행해 왔다. 이날 보고회에선 그동안 연구한 결과가 공개됐다. 선교한국에 참여한 단체 관계자들과 현장 선교사, 대학생 선교단체 관계자 등 373명으로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미래 선교 쟁점 우선순위 20개’가 선정됐다.

응답자들은 ‘복음의 본질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이는 선교에만 국한된 제안이라기보다는 한국교회의 미래 쟁점에 가깝다. 이대행 상임위원장은 “이런 응답이 나온 건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이 위기라고 보는 경향이 크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일상에서 선교적 삶 살기’(2위), ‘캠퍼스 선교’(4위), ‘제자도에 대한 바른 이해’(10위), ‘교회론에 대한 바른 이해’(13위), ‘선교사 소명 확인’(17위), ‘선교사 선발의 검증’(20위)이 꼽혔다.

실천방안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가정과 교회공동체 강화 △지역교회의 선교적 공동체 의식 확립 △통일 전후 다문화 사회 준비 △선교단체의 책무 강화 등을 과제로 제안했다.

그러면서 가시적 변화를 향후 5년 안에 끌어내야 선교의 미래가 있다고 진단했다. 발표한 조샘 인터서브 선교회 대표는 “비자 문제가 단지 중국과 인도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고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 “선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대안을 이른 시간 안에 찾고 적용하지 못하면 선교의 희망적인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왕국을 만들겠다’는 고전적인 선교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선교학자였던 랄프 윈터 박사의 선교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시대가 됐다”면서 “사실 아프리카 국가들에 우리보다 기독교인들이 훨씬 많은 현실 속에서 과연 그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가 뭘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안은 철저히 선교현장에서 찾아야 하고 현장의 대안을 선교부나 선교단체가 통제하면 불행한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