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의 기록… 이국종 ‘골든아워’ 13만부 판매 돌파

입력 2018-10-31 14:25
뉴시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의 ‘골든아워’ 1, 2권 판매 부수가 13만부를 넘어섰다. YES24와 반디앤루니스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2주째 1위를 기록했다.

◆ 출판 관계자도 놀랄 정도의 반향

뉴시스, 반디앤루니스 베스트셀러 페이지 캡처

흐름출판사에 따르면 ‘골든아워’는 초판 발행된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1권은 7만부, 2권은 6만부가 팔렸다. 초판 2만부는 책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전량 판매됐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국종 교수의 책이니 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다”면서도 “이 정도로 빨리 폭발적인 반응이 올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에세이의 경우 가볍고 말랑말랑한 내용의 책이 인기가 좋다”며 “‘골든아워’처럼 무거운 주제에 두꺼운 책이 인기가 높은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 총 826페이지… 어떤 내용 담겼나?

흐름출판 홈페이지

“세월호 침몰을 두고 ‘드물게’ 발생한 국가적 재난이라며 모두가 흥분했다. 나는 그것이 진정 드물게 발생한 재난인지, 드물게 발생한 일이라 국가의 대응이 이따위였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이든 국가든 진정한 내공은 위기 때 발휘되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한 한국은 갈 길이 멀어 보였고, 당분간은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에 힘이 빠졌다.” (‘골든아워’ 2권 내용 중)

책 속에 기록된 이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국민 의사’ 같은 세간의 칭호와는 거리가 멀다. 그가 한쪽 눈이 실명됐음에도 일에 매달리는 이유에 ‘영웅 심리’는 없다. 이 교수는 책에서 “환자나 보호자에게 감사하다는 반응을 기대하면서 외상외과 의사 생활을 시작하는 순간 위기에 빠진다. 그저 먹고살려고 하는 일일 뿐”이라고 말한다.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할 뿐이라는 뜻이다. “사람을 살리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표지 속 문장 그대로다.

‘골든아워’는 허울뿐인 한국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는 책을 통해 환자들이 중증외상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다가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중증외상의료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다. 되려 절대적인 인력·자금난에 밀려 마지막 외침을 전하는 순간이 온다고 예상한다. 그럼에도 훗날 누군가가 다시 중증외상센터를 만들겠다고 나선다면 이 책이 화석같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그는 전하고 있다.

박선우 인턴기자